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3.29 13:17

대형건설사보다 중소형 건설사에 부정적 영향 집중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건설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건설경기 회복이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간한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자재 가격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빠르게 상승해 4분기 중에는 28.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건설자재 가운데 가격이 급등한 품목 수 비중을 보더라도 2020년 말 8.9%에서 2022년 초 63.4%로 크게 확대되는 등 가격 상승이 건설자재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는 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 자재 공급 부족, 국내외 자재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요 요인보다는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 현상을 과거 가격 상승기와 비교해 보면 건설투자의 증가를 동반하지 않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다는 점, 가격이 급등한 품목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견적으로는 2007~2009년의 상승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수주와 건설기성 간의 긴 시차를 고려하면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향후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공사 수주금액이 사전에 결정된 상황에서 자재가격이 상승할 경우 기업들은 주로 마진 축소, 공사 지연 등으로 대응하게 되는 만큼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분석 결과 지난해의 건설자재 가격상승이 중간투입비용이 12.2% 상승하면 건설업 부가가치는 15.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4월 중 발생한 건설자재 수급 불안으로 50여개의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부정적 영향은 대형건설사 보다는 중소형 건설사에 집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형건설사의 경우 건설자재를 주로 선계약의 형태로 구입하므로 중소건설사에 비해 유통가격의 변화에 영향이 작은 편이다.

보고서는 "최근의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향후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건설비용 증가로 건설업 부가가치 및 영업잉여가 감소할 수 있고 사전에 예산이 확정되는 공공사업의 경우 실제 공사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자재 가격 상승폭이 클수록 부정적 영향이 오랜기간 지속되면서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결과를 종합해 보면 건설관련 선행지표가 양호하고 심리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자재 가격 안정화가 과거 공급측 요인에 의한 가격상승기에 비해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투자는 다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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