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3.31 09:38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전경. (사진제공=LG전자)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전경.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LG전자는 자사 생활가전 생산기지인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가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에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뜻한다. WEF가 지난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을 대상으로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선발한다. 국내 공장 중엔 지난 2019년 포스코, 2021년 LS일렉트릭이 선정된 바 있다. 

앞서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생활가전 사업의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사업장을 지능형 자율공장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LG스마트파크란 이름은 직원 공모를 통해 선정한 창원사업장의 새 이름이다. 

오는 202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통합생산동과 창고동 등 연면적 33만6000㎡ 규모의 2개동 6개 라인을 갖춘 자율형 지능공장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에는 4년간 4800억원을 투자한 통합생산동이 1단계 가동에 돌입했다. 

냉장고를 생산하는 LG스마트파크 1층 로비 오른쪽 벽면엔 LED 사이니지 18장으로 만든 대형 화면이 자리 잡고 있다. 사이니지를 통해 냉장고 생산, 부품, 이동, 재고 상황 등 실제 공장의 가동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지능형 공정 시스템은 AI·빅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기술인 디지털트윈을 결합해 LG전자가 자체 개발했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을 예측하고,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또 데이터 딥러닝으로 제품의 불량 가능성이나 생산라인의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해 알려준다.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에 설치된 고공 컨베이어. (사진제공=LG전자)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에 설치된 고공 컨베이어. (사진제공=LG전자)

생산라인을 따라 최대 30㎏의 자재를 이송할 수 있는 고공 컨베이어도 설치돼 있다. PCB 기판, 도어 힌지, 정수기 필터 등 냉장고 소형 부품들이 담긴 박스를 컨베이어에 얹으면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고공으로 올린 뒤 부품이 필요한 작업 구간으로 자동 배송한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지능형 무인창고는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고 부족하면 스스로 공급을 요청한다. 지상에는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며 냉장고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이 담긴 최대 600㎏의 적재함을 최적의 경로로 자동 운반한다.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작업 환경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AI가 탑재된 로봇을 대거 투입한 점도 특징이다. 로봇이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도맡고,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하는 데 집중한다.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라인의 로봇 팔은 고주파 용접 기술을 딥러닝하고 카메라로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해 균일한 온도와 시간을 맞춰 용접한다. 용접 후에도 로봇이 냉매 누설 여부를 확인한다.

20㎏에 달하는 냉장고 도어를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라인에도 볼트 작업을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는 3D 비전 인식 기술을 갖춘 로봇이 투입됐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번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20%가량 생산성이 늘었다.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 및 구축 기간도 30% 짧아졌다. 특히 스마트파크에 ESS,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해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을 약 30% 개선함으로써 탄소 배출량도 감축했다.

LG전자는 오는 2025년 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면 기존 최대 200만대 수준인 냉장고 생산 능력이 3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능화 공정 기술을 글로벌 생산 법인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LG스마트파크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 경험 혁신의 전초기지"라며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전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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