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07 15:30

"우크라 사태 이후 주력 업종 중심으로 기업심리 크게 악화"

인천 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 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로는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대외 여건이 악화로 향후 경기 불확실성 커져

KDI에 따르면 2월에는 대면서비스업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됐다. 코로나 확산으로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대면업종이 위축되면서 소비 회복세는 주춤했으나 고용이 양호한 개선세를 지속하는 등 부정적 충격이 과거의 확산시기에 비해 축소됐다.

제조업은 반도체 등 ICT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의 완만한 개선흐름을 견인했다. 특히 3월 수출은 63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 수출실적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일평균수출액도 27억6000만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다. 반도체 수출은 131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을 견인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으로 인한 기업심리는 악화됐다.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증대되면서 대외 여건에 민감한 수출기업과 주력업종인 전자·영상·통신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기업심리지표가 급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3월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84로 전월에 비해 7포인트, 다음 달 업황 전망BSI는 85로 8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업황BSI는 81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다음 달 업황전망BSI는 82로 2포인트 내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향후 전망이 나빠졌다.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고물가 당분간 지속

KDI는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된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를 기록한 뒤 3월에는 4%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향후에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석유류, 가공식품, 내구재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서비스도 최근 외식품목의 확산 추이 등을 볼 때 마찬가지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 2월 전망에 비해 향후 물가경로의 상방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며 4%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