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4.08 12:36

"대국민 여론전 승리 목표로 원내전략 수립"…한덕수 총리후보 '국회 동의' 얻어내는 게 첫 과제

4선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4선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의 새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이제 권 신임 원내대표에게는 여소야대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는 권 의원과 3선 조해진 의원이 후보로 출마해 2파전이 치러졌다. 투표 결과 총 투표 102표 중 권 의원이 81표를 얻어 21표에 그친 조 의원을 앞섰다. 

권 의원은 "앞으로 2년간 국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야당"이라며 "매일매일이 선거라는 심정으로 치밀하게 움직이는 야전사령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강력한 원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대국민 여론전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힘의 원내대표로 선출된 만큼 산적한 입법 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지혜를 발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소야대' 국면서 현실적 여려움…야당과 타협의 기술 발휘 절실  

8일 현재 원내 의석 분포는 더불어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등이다. 무소속 7명도 대부분 민주당 출신인 만큼 국민의힘은 현저한 열세에 처해있다. 

차기 총선은 내후년 4월이므로 권 원내대표는 1년 동안의 임기 내내 원내 과반을 차지한 '거대 야당'과 맞서 싸워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

국회 안팎에서 새 정부·여당의 운신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인수위는 정부 조직 개편을 보류하고 문재인 정부 조직에 맞춰 내각을 꾸리기로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가장 시급한 정치 현안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동의를 얻어내기 위한 작업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국회 인사청문 정국이 사실상 권 원내대표 능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임무가 사실상 권 원내대표에게 주어져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원내 지도부와 타협의 기술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개정이 수반돼야 하는데 이 역시 민주당과의 원만한 협상이 전제돼야 하는 일이라서 어려운 과제로 손꼽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혁이나 임대차 3법 개정 등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과 정면 배치되는 공약이 끝내 좌초되지 않도록 하려면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고도의 원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에 팽배해 있는 정서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도 마찬가지다.

윤 당선인이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2차 추경을 약속한 가운데 민주당이 그 규모와 내용에 반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권 원내대표의 돌파력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4선 동안 협상력과 전투력을 두루 쌓아왔다"며 "모든 원내 전략은 대국민 여론전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고 예고했다.

◆'윤핵관' 가운데 맏형…당선인에 쓴소리 직언 가능한 것은 장점

권 원내대표가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윤핵관' 중에서도 맏형 격이라는 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때문에 대통령과 수시로 직접 소통이 가능한 권 원내대표가 대야 협상에 있어 사실상 전권을 가지고 신속하게 접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당내에서는 소속 의원들의 민원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다만 윤 당선인과의 친분에 기댄 수직적인 '당청' 관계에서 벗어나 건강한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권 원내대표의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는 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면서도 야당과의 정치적 타협을 이뤄가야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게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권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저는 경선이나 선거 과정에서 당선인께 쓴소리와 직언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한편,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