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4.11 14:27

박준우 박사팀, 활성탄과 인으로 배터리 성능 저하 주범 '리튬 폴리설파이드' 해결

연구결과가 스몰지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사진제공=KERI)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박준우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사팀이 '저비용 플렉시블 고에너지밀도 리튬황배터리'를 개발했다.

리튬황배터리는 황(S)을 양극재로 사용하여 전지의 제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리튬황배터리는 이론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무려 5배나 높아 차세대 배터리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리튬황배터리에도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과 황이 만날 경우 황화리튬(리튬 폴리설파이드)가 되는데, 중간 생성물인 이 리튬폴리설파이드는 전해액에 대한 높은 용해도로 인해 '용출 현상'이 나타나 충·방전이 거듭될수록 양극 활물질이 손실되는 문제가 있다. 황이 지속적으로 전해질에 녹아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였다.

KERI가 활용한 물질은 활성탄과 인(P)이다.

숯처럼 작은 기공을 가진 활성탄은 흡착성이 강해 각종 필터나 탈색제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활성탄을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 코팅 소재로 이용하여 충·방전 시 발생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으로 잡아냈다. 흡착력이 높은 인(P)을 탄소재에 도핑하여 화학적인 캡쳐링도 유도했다. 물리적·화학적 이중 캡쳐링을 통해 리튬 폴리설파이드에 따른 리튬황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었다. 

KERI가 개발한 리튬황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400Wh/㎏으로,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가볍고 장시간 운행이 필요한 항공우주, 플라잉카, 드론 등 미래형 항공 모빌리티의 배터리 분야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우 박사는 "리튬황배터리는 값싸고 풍부한 황과 탄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같이 희토류가 부족한 국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기존에 연구원이 개발해 보유하고 있던 '고체 전해질 저가 대량 합성 기술'과 융합하여 차세대 리튬황전고체배터리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KERI 주요사업 및 부경대학교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와일리(Wiley) 출판사의 재료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스몰'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한편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20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3개의 지역조직(안산, 의왕, 광주)이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800여명에 달한다. KERI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KERI는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2위 수준의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박준우(왼쪽부터)  박사, 홍정원 연구원, 백강준 교수 (사진제공=K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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