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2.04.11 17:44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지지부진하자, 개인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으나, '6만 전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7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7.76%, 50.3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전자업계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적었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연초로 앞당기며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서버나 데이터센터 등이 메모리 시장의 큰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더이상 계절적 요인이 뚜렷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초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을 점쳤지만, 업계의 기대와 달리 미국발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에 나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5%) 오른 6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소폭 반등했으나, 장 초반 6만7400원까지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시세 추이.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전날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1일(6만78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긴축에 따른 외부 환경 변수와 국내 증시에서 외인·기관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한 가운데,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 억누르고 있다. 연준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내 3.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주가의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증권사는 '매수' 의견을 내고 목표가 1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하나금융투자·KB증권·하이투자증권은 주가를 10만원 아래로 일제히 내려잡았다.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유지' 의견을 낸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경우, 확률적으로 한 달 뒤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크로 우려로 주가의 상승 탄력이 강하지는 않겠지만,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추가 하락보다 반등 여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10만1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KB증권은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종전 9만3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투자할 때 반도체 가격과 실적 만을 고려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업체이고, 경기 및 수요에 민감해 경기 선행 지표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앞으로 경기 개선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경기 선행 지표들의 개선이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가 8만원대 초중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당분간 주가 구간을 이용한 매매를 권고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완화와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발생할 경우 매수 혹은 유지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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