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4.15 13:09

"검수완박 통과되면 힘센 범죄자들 죄 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돼"

한동훈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석열TV 캡처)
한동훈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석열TV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결국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를 보는 건 오로지 힘없는 국민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경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처음 출근하면서 "힘센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자는 민주당을 겨냥해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 뿐"이라며 "지난 5년 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나를 먼저 탄핵하라'며 법안 반대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사법 시스템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거기에 대해서 의견을 말하고 그만큼 절박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직업윤리이자 양심의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사단 등 특수통 편중 검찰 인사 우려'에는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력과 그동안의 공정에 대해 보여준 의지를 기준으로 형평성 있는 인사를 할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만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취재진이 변호사 부인의 이해충돌 여부를 묻자 "아직 첫 단계라서 내용을 잘 못 봤다"며 "준비단으로 질문해 주시거나 하면 성실하고 늦지 않게 답변하겠다"고 피력했다.

한 후보자는 대장동 의혹 사건 등 법무장관의 상설특검 가동 가능성에 관해서는 "특정 사건이라든가 방향을 전제로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도 "업무 처리는 공정하고 누구에게나 똑같을 거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이 특별히 당부한 게 있느냐는 질문엔 "선진 법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한번 꼭 구현해 달라는 당부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다만 '청문회 정국에서 여러 의혹이 쏟아지는데 과거처럼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전임 장관과 가장 큰 차별화는 무엇인가' 등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취재진 질의에 앞서 "상식과 공정을 바탕으로 국민께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법무 행정을 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겸허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청문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전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자신의 폐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내정한 데 대해 "한동훈은 그냥 법무부장관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왕(王)장관'이자 '황태자'"라며 "그는 대통령의 심복 중 심복이고 폐지될 민정수석을 겸하는 법무부장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준비단과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다.

준비단은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청안을 준비해 이르면 이날이나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 준비단장은 주영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맡는다. 총괄팀장에는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 공보팀장은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신상팀장에는 김창진 창원지검 진주지청장이 선임됐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한 후보자와 이성윤 서울고검장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 고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해 연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채널A 사건'으로 고발된 한 후보자를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는 수사팀 보고를 여러 차례 반려하는 등 한 후보자와는 '악연'이 있다. 후임인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근 2년 만에 한 후보자를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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