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4.15 16:01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던 철강업계가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포스코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리면서 현대제철 등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주사로 새롭게 출범한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21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이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1분기 중 최고치다.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2.8%, 43.9% 증가했다. 단, 전 분기와 비교할 때는 0.16%, 2.88% 감소한 수치다.

또한 이는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매출액 19조9987억원, 영업이익 1조6954억원이다.

당초 업계는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이 작년 3분기 고점을 찍은 이후 소강상태로 들어선 가운데, 철강 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수기 수요 부진과 수입산 제품 가격 하락에 따라 포스코 탄소강 평균판매가격이 전 분기 대비 톤당 5만원가량 하락한 반면, 철광석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원재료 투입단가는 톤당 2만원가량 상승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평균 철광석 가격은 톤당 140.8달러로 거래되며 전분기대비 23.7% 상승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말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홀딩스가 호실적을 낸 것은 예상보다 철강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 철강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차질과 철강 원재료 및 에너지 가격 강세로 큰 폭으로 상승 중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본격적인 러시아산 철강제품 수입 금지로 터키와 인도를 비롯한 기타 아시아 국가들의 유럽용 제품 수출 확대와 철강 내수 가격의 동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올해 들어 철강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후판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6만원 올렸다. 열연 유통가격도 지난 3월 톤당 5만원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 10만원을 추가로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정점을 찍고 이후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흐름은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는 1분기보다 큰 폭의 감익이 불가피하다"며 "광양 4고로 개보수 영향과 급격히 상승한 석탄 가격이 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월부터 국내 유통향 가격을 열연은 톤당 10만원, STS는 최대 50만원까지 올릴 계획이고, 실 수요용 제품 가격 협상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판매량 감소와 원가 상승 여파를 만회하기에는 부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76% 증가한 6조5907억원, 영업이익이 95.72% 늘어난 5948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 분기와 비교할 땐 각각 2.33% 증가. 22.96%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실적은 고로 부분(판재류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전기로 부문(봉형강로 등)에서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면서 이를 소폭 상쇄한 결과로 보인다.

판재류(열연·내연강판, 후판 등) 제품은 중국 철강 수요 부진에 따라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전 분기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판재류 제품 평균판매가격은 톤당 약 2만원 하락했으며, 원가는 톤당 약 2만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의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중대재해 발생에 의한 일부 공장 조업 중단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받았다. 다만 봉형강류(철근·형강 등)의 경우 원가 상승분 전가를 위해 판가를 공격적으로 올려 이를 다소간 상쇄했다는 관측이다. 또한 봉형강류 판매물량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철강 가격 상승세에 따라 현대제철의 2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 세계 철강 가격 상승에 따라 현대제철 또한 공격적인 가격 인상을 실시할 전망"이라며 "2분기에는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봉형강 제품의 경우 2분기에도 견고한 수요로 고철 가격 상승분을 판가로 전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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