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만수 기자
  • 입력 2022.04.21 14:14

6·1지방선거 공천과 얽혀 억측 난무...'윤핵관' 개입설도 '솔솔'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정재 국회의원 등과 함께 포항시 북구 여남동 영일만대교 현장을 찾고 있다. 당선인 뒤에 이강덕 시장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최만수 기자]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포항 방문 당시 빚어진 ‘이강덕 시장 패싱'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강덕 포항시장이 윤 당선인에게 영일만대교 관련 브리핑을 하지 못한 것을 두고 의도적 배제설이 떠돌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경북 방문 일정 및 의전은 당선인 비서실과 경북도와 협의해 결정돼 특정 정치인의 의사가 개입할 여지가 애초에 없었다.

윤 당선인 의전·일정팀은 경북 방문에 앞서 후보 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지방선거 출마자 및 공천신청자들이 선거운동 복장을 하지 말 것과 현직 단체장을 포함해 출마예정자들은 공식행사 참석을 금지시켰다. 다만 현직 단체장은 현장 도착시 영접은 허용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지역 방문과 관련해 “당 후보들에게도 미리 못 오시게끔 연락을 했고, 대구·경북 방문 때 현장에 갑자기 후보들이 왔을 때도 서운해 할 정도로 얼른 나가시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이강덕 시장의 영일만대교 브리핑 배제 ▲경북 타 도시 방문시 단체장 영접 ▲송경창 경산시장 예비후보 참석 ▲주낙영 경주시장 숙소 영접 등 크게 4가지로 모아진다.

먼저 이강덕 시장 영일만대교 브리핑 배제는 당선인 비서실에서 발표자를 미리 정해 통보한 사안이라서 특정 정치인이 끼어들 소지가 없었다.

이와 관련, 이철우 지사는 20일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북 방문 일정은 당선인 비서실에서 미리 정해 통보 후 협의하는 방식이어서 누가 이러고 저러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영일만대교 브리핑도 내가 하기로 했는데 당선인 비서실에서 ‘도지사도 출마자 아니냐, 기조실장으로 바꾸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황명석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선인 경북 방문 하루 전에 지사께서 영일만대교 브리핑을 하라고 지시해서 준비했다”며 “현장에 마이크 시설이 없어서 육성으로 간략하게 브리핑했다”고 말했다.

이철우 지사의 경우 단독후보로 공천이 확정돼 형평성 문제에 걸리지 않아 참석하게 된 것이다. 이강덕 시장은 영일만대교 브리핑 전 이철우 지사, 김정재·김병욱 의원,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과 함께 윤 당선인을 맞이했다. 이후 죽도시장과 송도활어센터 만찬 등 공식행사 역시 이 지사와 두 국회의원 등 당선인이 초청한 극소수 인사들만 참석했다.

타 시·군 단체장의 당선인 영접도 사전 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이뤄졌다. 포항 방문 전 안동시, 구미시 방문 때도 권영세 시장, 장세용 시장이 공식 영접만 했다. 상주 방문 시 임이자 국회의원만 영접했고 상주·문경시장은 주민들과 함께 경호 펜스 부근에 있다가 당선인 공식 연설 후 이동할 때 잠시 인사한 정도였다.

송경창 예비후보는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당선인이 영일만대교 브리핑 현장에 입장할 때 군중 속에 있다가 잠시 악수한 게 전부였다. 송 예비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북도환동해본부장, 포항시 부시장 등을 지냈기 때문에 이철우 지사가 포항에 오면 좋겠다고 해서 갔던 것”이라며 “공식행사에 동행하지 않았고 행사장 입구에서 당선인께 인사한 게 전부다”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이 당선인 경주 숙소에서 함께 했던 것은 비공식행사인데다 김석기 국회의원이 해외 출장으로 경주에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지역 현안을 설명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선인측과 협의해 성사된 것으로 밝혀졌다.

주 시장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당선인께서 경북을 방문했을 때 누구는 만나주고 누구는 만나주지 않았다는 소위 패싱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윤 당선인께 본의 아니게 부담을 드린 것은 아닌지 매우 죄송스러운 마음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선인 수행팀장(이용 국회의원)과 이철우 지사께 전화로 공식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위 방침을 어기는 것이 아니므로 참석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해 1시간을 기다린 끝에 비공식 일정을 함께하는 행운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강덕 시장 패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6·1지방선거 당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략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증폭됐다.

정작 이 시장은 패싱 논란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지만 포항지역 정가에서는 '3선 컷오프설' '피해자 코스프레' 등 정략적 이해관계가 뒤엉키면서 사태가 꼬이는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당 공천이 임박하면서 ‘윤핵관’ 개입설까지 더해져 포항시장 공천 결과에 따라 선거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당 관계자는 "공천은 7인으로 이뤄진 공관위가 당의 방침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를 적용해 이뤄진다"며 "만약 특정인이 공천 과정에 개입한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정재 의원)는 18~19일 공천심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내주 당 최고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강덕 포항시장, 장욱현 영주시장, 이희진 영덕군수 등 3선에 도전하는 기초단체장들을 대상으로 3선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당 지지율 대비 70%에 못 미치는 후보는 컷오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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