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23 06:00

IMF 2.5%·무디스 2.7% 전망…한은, 26일 1분기 GDP 속보치 발표

(이미지=뉴스웍스 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2분기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하락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정부가 목표로 했던 3.1% 성장 달성은 어려워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9일 세계경제 성장률을 3.6%로 제시했다. 1월 전망에 비해 0.8%포인트 낮췄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3.0%에서 2.5%로 하향했다. 이를 두고 정부는 "주요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소폭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4.0%의 고성장 속에서도 올해 3%대 성장을 바라봤던 만큼 아쉬움은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 및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중국 성장둔화, 코로나 영향 등으로 세계경제 회복 흐름이 악화되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해졌다.  

올해 성장률을 3.0%로 전망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을 다시 내놓는다. 이미 하향 조정은 예고된 상태다.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주상영 금통위원은 "경제성장 전망은 조사국에서 새롭게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지난 2월에 전망한 것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나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는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우리 성장률을 2%대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지난 21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a2(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는 올해 세계경기 둔화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도 반도체 호조 및 민간소비 회복 등으로 2.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혁신 역량·경쟁력, 한국형 뉴딜 등 디지털·그린 경제로의 전환 노력 등이 고령화·가계부채 등 잠재성장률 저하요인을 상쇄하며 향후 수년간 2%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올해 성장률 3% 달성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 성장률 전망이 3% 초반대에서 시작해서 4%까지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재 대내외 경제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국내 물가는 큰 부담이다.

한은은 오는 26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내놓는다. 1분기 성장률 수치는 크게 악화된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양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리오프닝에 대한 효과나 기대가 반영된 부분이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 주요도시 봉쇄 등 악재는 일부만 반영될 것이나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향후 전망에 대한 코멘트들은 무난한 1분기 수치보다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물가 상승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향후 누적되면서 비용을 상승시키고 실질 가처분소득을 잠식함으로써 기업과 가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제공=이마트·픽사베이)
(사진·이미지제공=이마트·픽사베이)

떨어지는 성장률과는 반대로 물가 상승률 전망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을 4.0%로 예상했다. 석 달 만에 0.9%포인트나 상향했다. 한은도 다음 달 물가 전망치를 다시 제시할 예정이다. 이 때 3.1%로 전망 중인 올해 물가 상승률 수준을 크게 올릴 것으로 보인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전망치에 대해 "물가는 대략 연간으로 4% 또는 이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적어도 1~2년은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만큼 대폭의 상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대응이 시급해짐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이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 중 통화정책 대응이 더 집중되는 것이 맞다"며 "4월 물가지표와 5월 FOMC 등을 거치면서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50% 수준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1.00%포인트를 인상했다. 특히 4월 금통위에서는 미국의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과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감안해 총재 부재 속에서도 만장일치로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시장의 연말 금리 수준 전망은 최소 2.00%까지 높아진 상태다. 올해 남은 5번의 회의에서 적어도 두 차례는 더 인상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기준금리는 2015년 3월 이후 2% 아래를 지속 기록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청문회와 취임사에서 물가와 성장을 모두 고려하는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OECD 경기 선행지수를 볼 때 한국 경기는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 들어서는 더욱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높은 물가가 계속해서 나타날 2, 3 분기 중에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한 환경이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그 속도를 조절하거나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시킬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예상보다 빠르게 4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5월과 7월 중 물가가 높은 시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단서를 내놓았다고 본다"며 "상반기 중 높은 물가 레벨과 피크아웃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점차 성장 둔화에 무게를 둔 정책 운영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정책금리 인상은 2~2.25% 선에서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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