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27 09:56

기대인플레이션율 3.1%…9년 만에 최대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소비심리가 두 달 연속 올랐다. 주택가격전망이 두 달째 오름세를 이어간 가운데 금리 전망은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올랐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은 3%를 넘으면서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 중 103.8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1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3월부터 14개월째 100을 상회해 '낙관적'인 상황이다.

4월에는 6개 주요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과 현재경기판단CSI만 올랐다.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향후경기전망CSI는 보합세를 보였고 생활형편전망CSI는 내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2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고 생활형편전망CSI는 94로 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9, 소비지출전망CSI는 114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4로 3포인트 오른 반면 향후경기전망CSI는 87로 보합세를 보였다. 취업기회전망CSI도 94로 전월과 동일했다.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자료=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특히 금리수준전망CSI는 141로 5포인트 상승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앞서 한은은 지난 4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25%의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했다.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 총재 공석에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5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0.75%포인트 인상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0.25~0.50% 수준이다. 이 속도라면 조만간 한은 기준금리를 역전할 수 있는 만큼 5월 금통위에서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95로 1포인트 올랐고 가계저축전망CSI는 97로 전월과 동일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1로 1포인트 내렸고 가계부채전망CSI는 100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16으로 3포인트 상승했다.

물가수준전망CSI은 155로 1포인트 올랐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다섯 달 연속 3%대를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3월에는 4%를 돌파했다. 이는 10년 3개월 만이다. 최근 물가상승은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공급측 요인과 경기 회복에 따른 대내 수요 측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4%대 고물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3.1%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에 비해 1.1%포인트 올린 수준이다.

5월 추가 상향이 예고된 상태다. 한은은 4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4%에 근접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인들도 물가 오름세에 대한 인식은 동일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2%로 0.3%포인트,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0.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인식은 2013년 4월(3.2%) 이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3년 4월(3.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석유류제품(75.2%), 농축수산물(37.1%), 공공요금(33.9%) 순이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이 지속 상승함에 따라 올해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여기에 더해 인하 폭은 30%로 확대한다.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웍스 DB)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웍스 DB)

한편 1년 후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도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4로 10포인트 올랐다. 새정부의 부동산·가계대출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여섯 달 연속 하락했던 주택가격전망CSI는 3월부터 다시 상승 중이다. 2020년 12월 역대 최고치인 132까지 올랐던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들어 넉 달 연속 내린 뒤 5월부터 다시 상승했다가 9월부터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3월부터 주택가격 추가 상승 쪽으로 심리가 이동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해 "큰 틀의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다만 하향의 폭과 속도가 주춤해지고 일부 지역은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3월 이전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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