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2.05.02 18:00

"중요 정책기관장 임기 2년 반이나 5년 임기로 맞추었으면"…부산 이전에 재차 반대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KDB산업은행)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KDB산업은행)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5년간 산은이 한 일이 없다는 것은 조직에 대한 모독"이라고 2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라는 조직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할 일을 하는 3300명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

최근 정권 교체기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산은 무용론'에 불만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맹목적인 비방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산은이 한 일이 없다', '3개로 쪼개야 한다' 등 도를 넘는 정치적 비방은 신정부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라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이 회장은 금융위원회에 사의를 전달한 상태다. 이날 간담회는 이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지난 5년간 구조조정 성과, 마지막 입장과 소회를 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회장은 사의를 표명한 이유와 관련해 "정부 정책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 직무를 수행하고 정부와 함께 평가 받는 것이 순리라고 평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교체와 관련된 흠집잡기, 흔들기가 소모적 정쟁 행태로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임명한 정책기관장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맞추는 법개정이 필요하지 않냐고 평소 생각해왔으며 중요 정책기관은 기관장 임기를 2년 반이나 5년 임기로 맞추고 그외 나머지 기관장은 임기를 존중해주는 것이 성숙하고 선진적 관행"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5년간 산은이 10여개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뤄낸 성과를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산은 무용론'을 반박했다.

이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 당시 정리되지 않은 부실기업이 대규모 부실기업만 10여개였다"며 "지난 5년간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등 11개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고 했다.

또 "자본잠식 직전 수준이었던 재정 건정성도 개선돼 2017년 이후 5년간 정부에 지급한 배당금과 납부한 법인세만 2조2102억원에 이른다"며 "그런데도 대주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 EU 불승인과 KDB생명, 쌍용자동차 매각 불발 등을 이유로 5년 간 한 일이 없다고 비난하는 건 잘못됐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산업은행은 확고한 구조조정 원칙 아래 11개 기업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고 역설했다.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은 내놨다. 이 회장은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스럽다"며 "신중하게 고민하고 공론화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균형 발전은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면서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하면 퍼주기가 되므로, 녹아 없어지는 그런 식으로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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