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5.03 09:25

홍남기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 지속…마지막까지 물가안정 총력"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4.8%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10년 3개월 만에 4%대를 기록했던 3월(4.1%)보다도 상승폭이 0.7%포인트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째 3%대를 기록한 후 3월부터 4%를 돌파하고 있다. 4월 기록한 4.8%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농축수산물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원유를 포함한 석유류가 3월 31.2% 상승에 이어 4월에도 34.4% 올랐고 또한 가공식품·외식 등도 오름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 물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으로 유례없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최근 IMF가 주요국 연간 물가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3%를 훌쩍 넘어 4%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4일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기존(지난해 11월) 전망보다 1.1%포인트 상향한 3.1%로 제시했다. 한은은 5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이를 재차 조정할 예정이다. 현재 IMF가 예상하는 수준인 4%에 근접할 정도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취임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처음으로 주재할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지 주목된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4월 총재 부재 속에도 '물가 대응'을 위해 0.25%포인트 인상됐다. 5월 금통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되면 연준 기준금리는 연 0.75~1.00%까지 오른다. 우리 금리(1.50%)와는 여유가 있으니 연준의 금리 인상속도가 가파른 만큼 조만간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물가와 미 금리 등은 감안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재차 인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4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6.6%, 서비스는 3.2% 각각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1.9% 올랐다. 농산물은 1.4% 하락했으나 축산물은 7.1%, 수산물은 2.3%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5.4% 내렸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수입쇠고기(28.8%), 돼지고기(5.5%), 포도(23.0%), 국산쇠고기(3.4%), 닭고기(16.6%), 참외(17.2%) 등은 상승했고 파(-61.4%), 사과(-23.4%), 쌀(-9.2%), 양파(-39.1%), 고춧가루(-14.6%), 고구마(-26.5%), 달걀(-3.5%) 등은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7.2%)과 석유류(34.4%)가 모두 오르면서 7.8%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의 경우 휘발유(28.5%), 경유(42.4%), 등유(55.4%), 자동차용LPG(29.3%) 등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정부는 4월 말 종료하려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연장했다. 5월부터는 인하 폭도 20%에서 30%로 확대됐다. ℓ당 휘발유 83원, 경유 58원, LPG 부탄 21원씩 가격이 인하되는 셈이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2.0%)와 공공서비스(0.7%), 개인서비스(4.5%)가 모두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8%), 월세(1.0%)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6.6%)과 외식외(3.1%)가 모두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부동산중개수수료(-7.7%), 유치원납입금(-18.6%)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16.2%) 등이 오르면서 0.7%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08.49로 1년 전보다 5.7% 올랐다. 식품은 5.4%, 식품 이외는 5.9% 각각 상승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5.1%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4.98로 전년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4.11로 3.1% 올랐다.

홍 부총리는 "지난 5년간의 물가 흐름을 되짚어볼 때 2021년 상반기까지는 대체로 2% 이내의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으나, 최근 들어 글로벌 공급망 약화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거센 대외압력에 직면한 모습"이라며 "물가안정, 특히 서민 생활물가 안정은 그 어느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물가의 절대 안정 및 물가오름세 심리 억제 등 작금의 물가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가계·기업·정부가 3인 4각처럼 함께 힘 모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현 경제팀은 물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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