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5.16 17:56

18일 서울역에서 KTX 특별열차 타고 광주 방문…권성동 "5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지난해 제41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장면. (사진=보훈처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제41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장면. (사진=보훈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의 참석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의지를 뒷받침하고자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다. 보수정당 의원 모두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지역통합은 연설문에 통합을 몇 번 외쳤는지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우리 당 소속 의원들도 동참해 달라 요청하셨고, 당은 불가피한 일정이 있는 의원들을 제외하고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은 이번 한 번뿐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당이 존속되는 한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임기 5년 동안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매년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 서울역에서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향한다. 윤 대통령도 이 열차에 각부처 장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전신인 새누리당과 미래통합당을 포함해 지도부가 5·18 기념식에 참석한 사례는 있으나 소속 의원 전원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15년 전야제에서 물병 세례를 맞았고, 보수정당 대표 처음으로 기념식에서 '임을 향한 행진곡'을 불렀다. 2020년에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소속 의원 전원 참석을 구상한 것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진정성이 국민의힘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여야 합의로 개헌할 경우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약속한 만큼 국민의힘도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초청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월의 정신은 자유민주주의"라며 "헌정을 수호했던 5월 당시 광주시민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보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광주 시민들은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신군부와 싸웠다"며 "대한민국의 헌정을 수호하는 투쟁이자 희생이었다. 그 본질이 자유민주주의이기 때문에 광주만의 것도, 특정 정당의 소유물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저희 국민의힘과 5‧18단체가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통합을 위해 총선 이후 수시로 광주를 찾아 참배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힘 의원의 전원 참석을 요청했다"고 피력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광주 정신은 좌파, 우파의 정신이 아니라 모두의 정신이고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의 선진국으로 올려놓은 위대한 정신"이라며 "이분법에 매몰돼 이 위대한 정신을 이용해왔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우리는 이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대한민국의 정신으로 바로 세우느냐는 뜻을 모으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 자리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더 이상 왜곡되고 폄훼되지 않을 희망을 이 자리에서 본다"며 "헌법전문에 5‧18 정신을 담는 것에 민주당과 우선 합의해서 국민들께 공표해준다면 오늘 이 희망은 보다 분명한 상징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 유족회,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 5‧18 기념재단 등이 참석했다. 또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참석해 단체의 고충을 청취하고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5‧18에 대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에는 국민화합적인 목적도 있지만 김영삼 대통령 이래로 5‧18에 대한 정통성이 국민의힘에 녹아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일시적인 행동이 아닌 진심이 어린 꾸준한 추모와 참배를 통해 왜곡돼있는 근현대사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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