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5.17 17:05

"추경, 0.1%p정도 물가 상승시킬 수 있지만 경기 받치는 요인도 돼"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기획재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를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 12일 정부는 59조4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올해 53조3000억원의 초과세수를 통해 국채 발행없이 재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50조원이 넘는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7일 열린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는 기재부에 대한 꾸중이 이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기재부도 심각하게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세수 추계 오차가 큰 것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고 국민과 국회의 비판을 많이 받았다. 세수 추계 정확도를 높이는 와중에 새롭게 세수 추계를 한 것"이라며 "앞으로 지적한 부분에 대한 오류와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진전된 개선방안을 추가로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월 세수추계 매커니즘을 모형설계, 추계절차, 세수점검, 사후평가 등 전 단계에 걸쳐 전면 개편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세수입 실적이 당초 계획보다 약 30조원 더 걷힌데 따른 조치다. 당시 홍남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예측을 잘못해 과다한 초과세수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기재부 전망보다 초과 세수가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날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2년 국세수입을 391조2000억원으로 본예산(343조4000억원) 대비 47조8000억원(13.9%)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제2회 추경예산안의 국세수입 396조6000억원보다는 5조5000억원(1.4%) 적은 수준이다.

추 부총리는 세수 추계의 추가 오류 가능성에 대해 "실현 가능한 추계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다"며 “1조~3조원 가량 예상보다 덜 들어오면 국채 상환 계획을 일부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추가 추경 편성 가능성은 일축했다. 추 부총리는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거나 대외적으로 엄청난 경제 쇼크가 있어 대량 실업이 있지 않은 이상 올해 추경을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상대 기재부 차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부처 합동 사전브리핑에서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최상대 기재부 차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부처 합동 사전브리핑에서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한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을 편성함에 따라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향후 2~3개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시중에 돈이 풀리는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 부총리는 관련 질문에 "물가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이전지출로 대부분 구성돼 일반적인 정부지출보다는 영향이 적다"며 "0.1%포인트정도 물가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를 받치는 요인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경제전망을 다시 내놓는다. 이날 한은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물가 전망치를 기존 대비 1.1%포인트 올린 3.1%로 제시했다.

한은의 한 차례 전망 상향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추가 상향은 이미 예고된 상태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지난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전망치에 대해 "물가는 대략 연간으로 4% 또는 이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적어도 1~2년은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을 4.0%로 전망 중이다. 이에 한은도 4%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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