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5.17 18:20

'UAE와 각별한 인연'…'마스다르 시티' 등 수백억 달러 시장 선점 포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안내하고 있다. 2019.02.26.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9년 2월 26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에 마련된 고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할리파 대통령은 73세이다. 고인은 UAE 연방을 세운 아버지 셰이크 자이예드가 타계한 다음으로 2004년부터 연방 대통령직을 맡아왔다. 

할리파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최근 세상을 떠났다.

이 부회장이 할리파 대통령을 조문한 것은 그동안 UAE 리더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시공에 참여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현지에서 정유 플랜트 사업 등을 진행한바 있다. 

이 부회장 본인도 UAE 왕실 주요 인사와 국내외에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교류하며 관계를 다져왔다. 특히 할리파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국정을 이끌어온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도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지난 14일 UAE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11일 아부다비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제를 만났고, 이어 그가 같은 해 2월 26일 삼성전자의 화성 사업장을 방문했을 떄도 직접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돌며 직접 안내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무함마드 왕세제가 UAE에서 개최한 비공개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UAE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것은 UAE가 최근 석유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이는 것과 관련이 깊다. 

UAE는 지난 2010년 혁신 프로젝트 'UAE 비전 2021'을 수립했고 2017년 9월에는 'UAE 4차 산업혁명 전략'도 마련했다. 수도 아부다비는 180억달러를 투입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마스다르 시티'를 건설 중이다. 이에 따라 5G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UAE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삼성도 협력 강화에 공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취업이 제한된 상태에서도 해외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인 디시네트워크와 체결한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에도 이 부회장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디시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어건 회장을 직접 만나 북한산 등산을 함께 하며 신뢰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과 만찬에 참석했다. 오는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에도 초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UAE 조문은 우리나라와 중요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국가에 대해 민간외교관 역할을 한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AE는 7개의 에미리트로 구성된 연방국이다. 

에미리트는 '군주'를 뜻하는 '아미르'가 다스리는 영역이다.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각 에미리트는 자치권을 누리며, 각 에미리트의 아미르가 중앙정부의 각료가 돼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영토 규모와 경제력이 가장 큰 아부다비가 수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국왕이 아랍에미리트의 대통령을 겸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내에서 두 번째로 서열이 높은 곳은 두바이다. 두바이의 아미르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UAE의 총리를 겸하고 있다. 화폐는 디르함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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