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5.18 15:44

2차 추경, 성장률 0.4%p·물가 0.16%p 영향…"금리 인상 기조 유지하되 여건 변화에 신축 대응해야"

(자료제공=KDI)
(자료제공=KDI)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2% 후반대로 낮추고 물가 상승률은 4% 초반대로 올렸다.

KDI는 18일 발간한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를 통해 "우리 경제는 2022년에 투자가 위축됨에서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반등하며 2.8% 성장한 후 2023년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2.3%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3.0%)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2.5%)과 무디스(2.7%)보다는 높고 정부(3.1%)와 한국은행(3.0%)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한은도 오는 26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 중후반대로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KDI는 민간소비의 경우 거리두기가 해제된 가운데 재정지원 효과가 반영되면서 올해 서비스소비를 중심으로 반등한 뒤 내년에도 견실한 회복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 급등세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감소세를 보인 후 내년에는 완만한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건설비용 상승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뒤 건설자재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내년에는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수출과 수입의 경우 대외 여건의 악화로 상품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올해 경상수지는 작년보다 흑자폭이 크게 축소된 뒤 2023년에도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이미지제공=이마트·픽사베이)
(사진=이마트 제공·픽사베이 편집)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는 "2022년에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4.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2.2%로 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KDI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직전 전망(1.7%) 수준보다 2.5%포인트 대폭 상향했다. 지난달 IMF가 0.5%포인트 올려 제시한 4.0%를 소폭 웃돈다. 한은 전망은 현재 3.1%이나 이 또한 4%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를 기록하면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실제 최근 물가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3.6%), 2월(3.7%) 3%대를 지나 3월(4.1%)과 4월(4.8%)에는 4%대를 기록 중이다. 향후 2~3개월간 5%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2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3.8% 올랐다.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서울(3.3%)은 전국 평균보다 낮게 상승했으나 제주(4.7%), 강원(4.5%), 경북(4.4%)은 석유류 등이 올라 전국 평균보다 높게 상승했다.

KDI는 정부가 편성한 2차 추경이 물가를 0.16%포인트 끌어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KDI 전망총괄은 "추경 중 대부분은 소상공인에게 지출되는데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최종 지출보다는 부채 상환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본다"며 "이런 전제 아래 물가에 대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정부 시각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이전지출로 대부분 구성돼 일반적인 정부지출보다는 영향이 적다"며 "0.1%포인트정도 물가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KDI는 2차 추경이 올해 성장률에 미치는 정도는 0.4%포인트 정도로 추산했다. 허 총괄은 "추경이 이전지출로 상당 부분 구성돼 있어 규모에 비해 성장률을 낮게 잡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상대 기재부 차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부처 합동 사전브리핑에서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최상대 기재부 차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부처 합동 사전브리핑에서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한편 KDI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 목표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우리 경제 전반에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대응이 요구된다"며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추후 경기와 물가 여건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보다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내 경제 기초여건을 감아하면 주요국의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50%인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 올해 1월, 4월 등 총 4차례 인상돼 연 0.50%에서 1.50%까지 올랐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속도도 가팔라지면서 5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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