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5.23 18:20

이재명 "민주당 급락, 저도 예외 아냐"…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여론조사 업체 고발

이재명(왼쪽) 민주당 후보 vs.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사진=트위터 캡처)
이재명(왼쪽) 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사진=이재명 트위터, 윤형선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경쟁 상대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결과가 나오자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대선 후보였음을 생각해보면 일대 파란으로 평가된다.

이 위원장은 23일 출연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주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형선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적거나 오차범위 내 역전도 있다'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우리 후보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운데, 저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한·미 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며 "최근 당내에 생긴 여러 문제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계속 악순환하는 상황"이라고 자평했다.

앞서 여론조사업체인 에스티아이는 지난 19~20일 계양을 선거구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80명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이 위원장보다 앞선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 위원장을 앞지른 것은 해당 여론조사가 처음이다. 에스티아이 조사에 따르면 이 위원장의 지지율은 45.8%, 윤 후보는 49.5%로 각각 집계됐다. 지지율 격차는 3.7%포인트로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였다.

이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양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였으나, 역시 이 위원장이 '오차범위 내 열세'로 나온 결과들이 발표됐다. 

모노리서치가 경인일보 의뢰로 20~21일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 위원장이 46.6%를 얻은 반면, 윤 후보는 46.9%로 0.3%포인트 오차범위 내 앞섰다. 한국정치조사협회연구소가 기호일보 의뢰로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이 위원장 47.4%, 윤 후보 47.9%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0.5%포인트의 격차로 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애초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도 불렸다.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위원장이 전국적인 인지도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미세한 차이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 뒤처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것이다.

이런 결과에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당초 민주당은 강세 지역으로 평가되어 온 계양을에서 이 위원장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주요 인물들의 성 비위 등 악재가 터져나왔고, 상대 측인 윤형선 후보는 '25일 vs 25년'(이재명 후보가 계양을로 온 지 25일인 반면, 윤형선 후보는 25년간 계양을에서 의술을 펼치며 살아왔다는 윤 후보 측 선거 슬로건)을 내세우며 이 위원장이 계양을과 연고점이 없다는 것을 공격 포인트로 삼은 게 여론조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와 비교해 인지도가 낮은 윤 후보가 박빙 우세 양상을 보이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는 지난 22일 오후 계양구로 이동해 지원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정미경 최고위원·김기현 의원, 나경원·윤희숙 전 의원도 윤 후보의 유세에 동행했다. 23일에는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조수진·배현진 최고위원 등이 계양지역 유세에 가세했다. 윤 후보 스스로는 2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아직도 대통령 후보라고 착각하고 지역 민심을 읽지 못하는 것 같다"며 "계양 주민들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20일과 21일 오전에는 다른 지역에 지원을 가지 않고 계양을 지역에 머물면서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 데 주력했다.

계양구 골목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과 '셀카'를 찍거나 주먹인사를 나눴고,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정치 버스킹'도 진행했다. 24일에는 '계양을 제2의 판교로'라는 주제로 계양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시민단체인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이 위원장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여론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여론조사 업체인 에스티아이를 2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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