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5.24 11:59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돼…대중정당 만들 것"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의소리 캡처)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의소리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민주당이 돼야 제대로 개혁하고 온전히 혁신할 수 있다"며 "민주주의에 가슴 뛰던 민주당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불거졌던 성 비위 사건이나 '내로남불' 등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당내 일각에서 여전히 자성론에 반발하고 있는 강경파 의원들과 지지층에 대한 분명한 경고 메시지로 읽혀진다. 

이와 함께 6·1 지방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민주당에 위기감을 극복하고, 민주당의 바람직한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를 통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중도층을 다시 확보해 보겠다는 '읍소'로 해석되는 행보다. 

박 위원장은 "(유세 현장에서)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느냐는 아픈 소리도 들었다.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또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 없다. 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시면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꾸겠다. 자리에만 목숨 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전진하겠다"고 호소했다.

계속해서 "더 깊은 민주주의, 더 넓은 평등을 위해 타오르는 불꽃이 돼 나아가겠다. 저희에게 기회를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더불어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겠다. 청년 정치 육성·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유능한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겠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 기후 위기 대응, 사회적 불평등 해소, 연금개혁 등 다음 세대를 위한 당면 과제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평등법(차별금지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15년째 지키지 않았다. 약속을 했으면,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백브리핑에서 "전국을 돌며 유세를 다니는데 정말 민심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가슴 깊이 체감했다"며 "민주당이 할 일은 정말 처절한 반성과 쇄신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고, 더 늦기 전에 사과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왜 하필 지방선거 직전이냐'고 묻자 "대선 이후로 사과를 여러 번 드렸지만 국민 마음에 절실히 와닿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됐다고 하실 때까지 사과와 반성이 계속돼야 한다. 다만 대선이 끝나고 지방선거가 바로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당시의 '86 용퇴론 등 실질적인 반성의 움직임을 보이겠느냐'는 물음엔 "86 용퇴도 그렇고 젊은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금주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성희롱성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에 대해선 "2심 재판으로 인해 최 의원의 소명 절차가 연기된 것으로 보고받았다. 금주 중으로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며 "한 번 미뤄진 만큼 (절차를) 따라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에 대해서는 "팬덤 정치란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약 등을 봐야 하는데 맹목적인 충성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더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정치권의 과제"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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