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5.24 15:07

안건조정위원장으로 '검수완박' 강행 처리 주도…친노·친문 출신 '중도성향' 분류

김진표 민주당 의원. (사진=김진표 의원 홈페이지 캡처)
김진표 민주당 의원. (사진=김진표 의원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24일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경제·교육 부총리를 지낸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친노·친문 5선 중진으로 민주당내 '경제통'으로 꼽힌다.

행시 13회로 출신으로 재무부 세제총괄심의관부터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까지 세제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재경부 차관을 거쳐 2002년에는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 이듬해에는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에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2004년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후 내리 다섯 번 당선됐다.

2005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에 임명됐다. 이후 2008년부터 3년 동안 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기도 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려 했으나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해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강봉균 의원을 1표 차로 제쳤다. 

원내대표로서 '동물 국회'를 막는 내용의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의원직을 내려놓고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로 나섰지만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에 밀려 석패했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다시 국회로 복귀해 의정활동을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인수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정책 전반에 대한 설계를 총괄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유력한 총리 후보로도 검토됐지만 결국 정세균 전 총리가 임명된 바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때에도 당 안팎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당시 박병석 의장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결국 24일 당내 경선을 거쳐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가 됐다. 민주당 몫의 후반기 국회 부의장 후보로는 4선의 김영주 의원이 함께 선출됐다.

민주당의 이번 국회의장 경선은 5선 김진표(경기 수원무)·이상민(대전 유성을)·조정식(경기 시흥을) 의원과 4선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의원 간 4파전으로 치러졌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7명 중 166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각 후보별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치적 성향은 중도성향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여야 가리지 않고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 의원은 또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김 의원은 결선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며 "당적을 정리하는 날까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입법부 수장으로 할 말은 하는 의장을 하겠다"며 "삼권분립이라 하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히 작동하는 국회, 의원 한분 한분이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국회, 그래서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 많은 성과를 내는 민생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민주당이 강행처리하는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할 때 안건조정위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민주당 위원은 세 명이었고, 야당 안건조정위원에는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내에서 국회의장 경선을 하는 과정에서 이 일을 성과로 내세웠다. 그는 "검찰개혁 합의에 대한 여당의 일방적 약속 파기를 뚫고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해 입법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국회선진화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김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었던 '검수완박법' 의결 과정에서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아 이 법의 통과를 주도하는 역할을 한 것을 민주당 의원들이 인정해 준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의 후보가 맡는 것이 관례다. 민주당이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의 의석이 현재 167석이므로 김 의원에게 어떤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국회의장이 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김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확정된 셈이다. 

박병석 현 국회의장의 임기는 오는 29일 종료된다.

한편, 김 의원은 경기 수원 출신으로 1947년생이다. 서울대 법학 학사와 미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를 거쳤다.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경부 세제실장 및 차관을 지냈다.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경제·교육부총리를 역임했다. 17∼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고 민주당 원내대표와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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