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10.29 14:07

신흥국과 차별화 기대...달러 유출에 장기 불안요인 우려도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2월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자국 경제상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내려놓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수출 부진과 일자리 증가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멘트만 보면 금융시장 불안과 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금리인상을 미룬다는 그동안의 일반적 관측을 반영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다음 회의(next meeting)’라고 시점을 명확하게 언급했다. 성명은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한 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며 “완전 고용과 물가상승률 2% 달성이 가능한 지 여부를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였던 이전 회의와는 다른 모습이다.

나아가 연준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가계 지출과 기업들의 시설투자는 건실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 부분은 추가적인 개선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준의 성명에는 당장은 불확실성이 남았지만 추세적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확신과 해외 경기 둔화에 대한 긍정적 반전을 예상하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ECB와 중국의 경기부양정책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축소되고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면서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을 보류했던 요인이 상당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미국 3대 지수는 1%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특히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커지면서 S&P500의 금융업종 지수는 2.4%나 올랐다.

국내시장은 이번 금리동결로 8, 9월과 같은 혼란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은 커질 전망이다.

정부쪽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만한 완충 시간을 상당히 가졌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중국 등 여타 신흥국에 비해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실도 내세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전문가들 대부분은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환건전성 등의 측면에서 신흥국과 분명히 다르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정책 불확실성이 오히려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진성남 하이자산운용 마케팅전략 담당 이사는 “강달러, 원화약세가 지속되면 수출대기업 중심의 실적개선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은 여의치 않다"며 "유가급락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를 보이면 환율의 하방압력도 커져 원화환산 수출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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