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03 10:21

민주당 지도체제 재구축 과정서 '이재명 정치력' 시험대 올라…'친문-친명 대립' 격화되면 분당 가능성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 (사진제공=박태순 부원장)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 (사진제공=박태순 부원장)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7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국민의힘의 압승'과 '이재명의 나홀로 생존'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생활했으며 프랑스 소르본느 정치학과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와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이 6·1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를 뉴스웍스로 보내왔다. <편집자 주>

◆6·1 지선의 최대 승부처 '경기도'일 수밖에 없는 이유

대선 후 두 달 만에 치러진 6·1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경기도지사 선거일 것이다. 지난 20대 대선 시 윤석열 후보에게 0.73%(약 24만 표)의 근소한 차로 패배한 이재명 후보가 도지사를 지낸 지역이라는 점, 그리고 이재명 후보의 지지를 얻고 출마한 김동연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담고 출마했다고 여겨지는 김은혜 후보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더 큰 정치적 무게감을 주었다. 

또한 경기도는 유권자 수가 약 1143만명 정도(전체 국민의 26% 수준)로 가장 유권자 수가 많은 자치단체라는 점에서 서울과 함께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지역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대권후보를 낸 지역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수성해야만 하는 지역이며, 인천 계양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전 지사로서는 향후 당의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선거였다. 

이재명 전 지사의 입장에서는 김동연 후보의 신승과 인천 계양구에서의 자신의 당선으로 당내에서 일고 있는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당을 장악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경기도를 내줌으로써 수도권에서의 절반의 승리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국민의 표심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였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 제기 소송으로 촉발된 강용석의 이탈과 출마에 따른 분열 의해 뼈아픈 패배를 맛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한 고민의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6·1 지선에서 수도권이 갖는 의미

지난 20대 대선에서 서울, 인천, 경기도의 유권자 수는 전체 선거인의 절반이 넘는 50.5%나 됐다. 따라서 이 세 지역의 민심이 전체 선거의 민심을 대변한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또한, 산업, 경제, 문화, 교육 등과 관련한 가장 많은 국가적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이며,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in)적 대도시가 집중되어 국제적으로도 국가적 대표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러므로 수도권에서 정치적 패권을 갖는 정치 세력이 실질적인 국가 운영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지지를 받지 않고서는 대권도, 정치적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성을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수도권은 전략적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재명 당선 따른 정치적 여파

이재명 전 지사가 인천 계양구 국회의원 재보궐에서 당선됨으로써 진정한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물론 지난 대선에서 유력한 대권후보였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정치적 기반이나 자산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국회 입성은 차기 대권 준비를 위한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패배 두 달 만의 재보궐선거 출마, 그리고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지휘한 결과로 자신은 당선됐지만, 지방선거 참패의 성적을 받음으로써 당내 갈등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친문세력과 새로 부상하는 친이재명계 간의 대립이 점점 더 격해지면서 자칫 분당의 가능성까지 예견될 수 있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들이 사퇴한 상황에서 당내 혼란은 더 심해질 것이며, 지도체제를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당선자의 정치력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어쩌면 선거보다 더 힘든 정치적 검증과정을 겪게 될 것이며, 이것의 성과가 당의 안정화와 대권 가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재명 당선자는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민심과 강성지지층에 포위돼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라는 다소 인위적이지만 정통성을 가진 프레임 사이에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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