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6.05 07:00

'탄소 다배출 업종' 오명 벗어야…수소 기반 친환경 제철소 전환 박차

(자료제공=포스코)
(자료제공=포스코)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철강 업계가 탄소 다배출 업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탄소중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환원로를,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핵심으로 한 수소 기반 친환경 철강 생산체제 구축 행보에 본격 나섰다. 

양사의 친환경 철강생산체제의 핵심은 단연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얻는 방식인 '수소환원제철' 공법이다. 수소환원제철 공법은 환원로에서 수소를 이용해 철광석을 직접환원철(DRI)로 변환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 용광로(고로)를 이용한 방식보다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첫 '미래기술전략회의'를 열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철강은 그룹을 이끄는 친환경 미래 소재"라며 "포스코그룹이 수소환원제철기술 등 저탄소 친환경 공정기술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오는 2026년까지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전기로 신설 및 친환경 설비 도입, 전기차 모터용 철강제품 기술력 강화 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신기술 확보를 위한 벤처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약 2조7000억원을 투여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수소환원제철 전환에 드는 비용은 약 40조원에서 68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유동환원로를 기반으로 하는 'HyREX'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HyREX는 유동환원로를 통해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HyREX는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원료 확보가 용이하고 생산원가도 상대적으로 낮다. 포스코는 이미 유동환원로로 철광석의 환원에 석탄과 함께 수소를 약 25% 사용하는 기술인 'FINEX'을 확보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현재 정부, 국내 철강사들과 HyREX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8년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시험 설비를 건설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어 2030년까지 HyREX 기술을 검증한다. 이후에는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친환경 철강 생산체제를 통한 탄소 저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제품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 독자적인 전기로 기반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한다고 선언했다. 하이큐브는 현대제철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를 뜻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30년까지 하이큐브 기반의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이큐브의 핵심은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다. 이를 기반으로 환원로에서 수소를 이용해 얻은 직접환원철은 물론 기존에 전기로에 사용하던 스크랩, 용광로를 통해 만든 쇳물(용선) 등을 혼합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연간 1000만톤 이상의 전기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이 신기술 개발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전기로 제품인 봉형강류부터 고로에서 생산하는 고급 판재류까지, 전 범위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AI를 통해 직접환원철·스크랩·쇳물 등 원료의 적절한 혼합을 판단하고, 각 원료에 맞는 생산공정을 최적화한 뒤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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