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6.07 16:50
경기도 한 중고차 매매 업체. (사진=김남희 기자)
경기도 한 중고차 매매 업체. (사진=김남희 기자)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신차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고공행진했던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중고차 시장의 평균 시세가 하락할 전망이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6월 전체 모델 중 시세 하락 모델 비중은 55%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국산차의 시세 하락 모델은 56%로 나타나 전월(50%) 대비 증가했고, 수입차 역시 하락 예상 모델 비중이 53%로 전월(46%)보다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보합세였던 차종 중 일부가 시세 하락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첫 차' 역시 2018년식, 주행거리 10만㎞ 미만의 모델별 실매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동안 고점에 머물렀던 중고차 전 차종의 시세가 제자리를 찾으며 이달에는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5월 가장 많이 판매됐던 차종인 현대자동차 '아반떼 AD'는 0.3%, '그랜저 IG'는 1.0%, 기아 '올 뉴 K7'은 1.3% 떨어지는 등 국산 세단의 약보합세를 전망했다. 수입차 부문에서도 순위권 내 세단은 다소 약세일 것으로 봤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고유가 및 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당초 중고차 가격을 밀어 올렸던 신차 품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연료비를 비롯한 차량 유지비는 전년 동월 대비 25.2% 상승했다. 

특히 연료비의 경우 휘발유는 27% 올랐고, 경유는 무려 45.8% 치솟았다. 현재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4주 연속 상승세로, 리터당 2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유 가격 역시 지난달 24일 사상 처음으로 2000원대를 돌파한 뒤 현재까지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밖에 자동차 용품과 타이어 가격도 각각 11%, 9.8% 올랐다. 주차료와 대리운전 이용료를 포함한 기타 서비스 가격도 4.4% 상승했다. 

이처럼 연료비 및 차량 유지비가 늘어남에 따라 운전자의 부담이 확대돼 차량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고차 거래량이 감소,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당초 중고차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인 신차 출고 지연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종합정보 서비스 '다나와자동차'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6월 납기 일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83종 차종 트림 중 6개월 이내 출고 가능한 트림은 2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기아 '스포티지(디젤)', '쏘렌토(디젤)'의 출고 대기기간은 16개월로 나타났다. 싼타페의 경우 전월보다 4개월,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2개월 연장됐다. 이 밖에 기아 'K5(LPI)'는 15개월로 전달보다 3개월,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12개월로 전달보다 2개월 늘었다. 

한편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상하이 봉쇄 등 악재가 겹치며 생산 차질이 심화, 신차 출고 기한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신차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신차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몇 차종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신차 수준으로 치솟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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