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6.08 09:32

한은 "건설업 1.6% 감소 영향"…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2분기부터 본격화 우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건설업이 부진하면서 지난 4월에 발표된 속보치에 비해서는 0.1%포인트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명목 국내총생산은 0.5%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 0.6%는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1.0%포인트) 등이, 지출항목별로는 건설투자(-1.5%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0.4%포인트) 등이 각각 하향됐다.

1분기 중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은 감소했으나 수출이 증가를 지속했다. 우선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가구, 통신기기 등 내구재 등이 줄어 전기 대비 0.5%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가 늘었으나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는 속보치와 동일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3.9% 감소했다. 속보치(-2.4%)에 비해 감소폭이 커졌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면서 3.9% 감소했다. 속보치(-4.0%)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됐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증가했다.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으나 속보치(4.1%)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다소 축소됐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0.6% 감소했다. 수입의 경우 속보치에서는 증가(0.7%)했으나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 증가폭이 속보치 대비 줄었다곤 하나 여전히 우리 경제를 이끄는 최대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올해 1분기 수출 규모는 1732억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통상 1분기는 조업일수가 적어 수출액이 여타 분기 대비 낮은 편이나 올해 1분기 수출은 역대 분기 중 2021년 4분기에 이어 2위의 실적이다. 수출은 5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수출은 2926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건설업이 감소했으나 제조업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3% 증가했다.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둔화됐다.

건설업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1.6% 감소했다. 속보치보다는 1.0%포인트 악화됐다. 서비스업은 교육서비스업 등이 늘었으나 운수업 등이 줄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0.1% 감소에서 보합으로 소폭 개선됐다.

1분기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축소됐긴 하나 크게 악화된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한은은 올해 성장률 눈높이를 낮췄다. 지난 5월 26일 한은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성장률 하향과 관련해 "방역 조치 완화, 정부 추경 등 상방요인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 중국 봉쇄 조치 등 하방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해외의 하방위험과 국내의 상방요인이 결합해보면 우리나라도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올해 성장률은 2.7%는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새 정부도 이번 달 중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새로운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다. 현재 정부의 전망 수준은 3.1% 수준이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정부도 2% 중후반대의 성장률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한편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이 하락하면서 향후 국내 경제 성장률 흐름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수출이 성장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해외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이날 세계은행(WB)은 '2022년 세계은행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2.9%로 제시했다. 1월 전망에 비해 무려 1.2%포인트 내린 것이다. 지난 4월 IMF 전망치(3.6%)보다도 0.7%나 낮다.

WB는 성장률 하향의 원인으로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정성, 재정·통화 긴축정책 등을 제시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성장률은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저하되고 유럽과 중앙아시아는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미국의 성장률은 2.5%, 유로지역은 2.5%, 일본은 1.7%, 중국은 4.3%로 제시했다. 1월 전망 대비 미국은 1.2%포인트, 유로지역은 1.7%포인트, 일본은 1.2%포인트, 중국은 0.8%포인트 각각 하향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전망치는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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