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16 16:16

"난파선 위 선장 되려고 싸우다가 가라앉을 수 있어"

문희상 전 국회의장. (사진=네이버 인물 검색 캡처)
문희상 전 국회의장. (사진=네이버 인물 검색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안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의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을 정조준 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우상호 비대위원장 주재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패했는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게 민주 정당의 기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의장은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원래 계파가 있어야 정당"이라면서도 "어떤 계파가 자기네만 독점하고 다 갖겠다는 상태에서 싸움이 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파선 위에 선장이 되려고 싸우다 가라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전 의장은 정당정치에서 계파의 존재가 불가피함을 인정하면서도 특정 계파의 권한 독점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현 상황에서 당권 다툼에 몰입할 경우 민주당 자체가 깨질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의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일단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나서 그 이후에는 단합하자는 뜻으로 읽혀진다. 

이용득 상임고문도 "지금 서로 남 탓만 하고 있다. 국민들도 불안해한다"며 "우리는 잘했고 너는 잘못했고 이럴 때가 아니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전례를 언급하며 "우리의 자생력으로 얻어진 게 아니다. 즉 우리는 발광체가 되지 못하고 반사체의 역할밖에 못 했던 것"이라고 반성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상임고문단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상임고문께서 분열보다는 단합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여러 과정에서 남 탓, 상대방 탓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또 여러가지 개혁 과제들이 있는데 분명히 헤쳐 나가서 민주당다운 정당으로 거듭나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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