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17 09:49

김종민 "수박·좌표 찍기·언어폭력 뿌리 뽑을 때" vs 김남국 "'개딸'과 함께 토론해 해법 찾자"

김종민(왼쪽) 민주당 의원 vs. 김남국 민주당 의원. (사진=페이스북 캡처)
김종민(왼쪽) 민주당 의원 vs 김남국 민주당 의원.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당 내부의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이 이재명 의원 강성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과 친명의 핵심인 김남국 의원이 대결의 전면에 나셨다.

친문 핵심인사인 김종민 의원은 지난 15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딸'과 거리를 두고, 좌표찍기·언어폭력 등 폭력적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에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내린 '수박 표현 금지령'에 대해 "당대표로서 정치적으로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거니까 그건 필요한 말이라고 본다"며 "진작에 우리 당의 대표들이나 지도자들이 그런 문제에 대해 단호한 말을 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어 "수박, 좌표 찍기, 언어폭력이라든가 증오와 적대의 언어 또는 의사 표시 이런 것들은 우리 당에서 뿌리를 뽑아야 국민들이 민주당을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런 건 안 된다, 언어폭력이다' 그런 말을 함으로써 공론장을 끌고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수박'은 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주로 사용됐던 용어로 주로 극우층에서 호남사람들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표현으로 쓰였던 용어다. 특히, 이 표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들이 민간인들의 머리를 총이나 둔기로 내리쳐서 머리가 터지면서 피가 나오는 모습을 수박에 비유해서 쓴 표현이다. 

이후, 최근에는 이 용어가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이 상임고문 측 지지자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이 정도 얻어맞았으면 그런 정도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이 태극기 부대와 함께하다가 결국은 엄청난 심판을 받지 않았나. 국민의힘은 거기서 그걸 정리해 왔다"면서 "국민의힘이 잘한 게 별로 없는데, 그런 목소리들과 딱 선을 긋는 그거 하나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딸들과 결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개딸'이든 '정딸'이든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언어폭력, 좌표찍기, 색깔론 이런 배제와 타도의 행위들과 싸워야 한다"며 "지선 패배 이후에 당내 의원 토론에서 보면 그런 과정들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가 있어서 이번에는 책임 있게 대처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선 후보 당시 수행실장을 지낸 김남국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이후 우리 더불어민주당에 새롭게 입당한 2030 지지자인 '개딸'과 오랜 시간 우리당을 지켜온 민주당원들이, 어떻게 갑자기 국회에 난입해서 폭력을 행사했던 극우 ‘태극기 부대’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완전히 잘못된 비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그들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이라면 결코 이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20여만 명이 당원으로 가입하며 민주당에 새 힘을 불어넣으려 한 것도 우리 지지자들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한테 후원금 내고 선거 운동 도와줄 때는 필요하니까 '민주당 당원'이고 '소통할 사람'이라고 하고, 나를 지지하지 않고 비판한다고 갑자기 '태극기 부대'로 둔갑시켜 결별의 대상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만약 강성지지층이 정말 문제라면 그들에게 승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끌려갈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마주 앉아서 토론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고, 민주당"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 어떤 정당도 국민과 당원 없이 존재할 수는 없다. 당원 그 자체가 정당정치의 핵심이면서 정당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며 "정당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당원이 민주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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