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6.23 17:06

굴곡구간·오르막길 안정적 주행 돋보여…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233㎞·급속충전 80분 소요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 (사진제공=렉서스 코리아)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 (사진제공=렉서스 코리아)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렉서스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를 출시하며 전동화 시대로의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UX 300e는 디자인으로 호평이 자자한 콤팩트 SUV인 'UX' 기반의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명가로 이름난 렉서스가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차이자, 렉서스 전동화 비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제주도에서 진행된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난 UX 300e의 인상은 몇 가지 단점이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장점으로 그 특유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했다. 특히 주행에 있어 UX 300e는 렉서스다운 안정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도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이러한 장점은 와인딩 구간과 오르막길을 지날 때 잘 드러났다. 

와인딩 구간을 지날 때 급격한 커브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민첩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나아갔다. 차량의 기본 성능에 충실하게 제작된 GA-C 플랫폼을 차량 중앙 하부에 탑재해 무게중심을 낮춘 데에서 기인한 효과다. 

핸들링 역시 의도에 따라 빠르게 반응하면서도 확실하게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UX 300e는 프런트 서스펜션의 기어박스에 브레이스를 추가해 조향 응답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RSS+)'가 제공하는 차선 추적 어시스트(R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이 민감하게 작동하며 코너에서도 차간 거리와 차선을 유지하도록 해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오르막길에선 액셀을 밟으니 빠르게 올라가는 속도계와 함께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이 느껴졌다. 여기에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트(Sport)에 맞추면 콤팩트한 차체가 발휘하는 강력한 힘에 주행의 재미를 더할 수 있었다. UX 300e는 상황에 따라 ▲에코(Eco) ▲노멀(Normal) ▲스포트(Sport)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가속 시에도 승차감은 안정적이었다. UX 300e는 저중심 설계가 용이한 고출력, 고효율의 트랜스 액슬을 적용해 약 240마력(PS)의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토크를 점진적으로 증가하도록 제어해 가속 반응을 유지하면서도 차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 54.3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233㎞이다. (사진제공=렉서스 코리아)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 54.3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233㎞이다. (사진제공=렉서스 코리아)

회생제동을 사용하면 주행 중 연비를 높이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감속까지 조정할 수 있었다. 회생제동으로 인한 감속은 체감상 빠른 편이었지만 뒤로 잡아당기는 듯한 이질감은 적었다. 또 UX 300e의 공인 표준 전비는 복합 기준 4.7㎞/kWh지만, 시승 당시 회생제동을 적절히 사용한 결과 이보다 높은 6.0㎞/kWh를 기록했다. 

UX 300e는 스티어링 휠의 패들시프트를 통해 최대 4단계의 회생제동 기능을 제공한다. 

특유의 정숙성도 운전의 피로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UX 300e는 기존 모델 대비 확대된 언더커버와 흡음재를 적용한 펜더 라이너를 통해 정숙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차량 하단에 장착된 배터리가 주행 중 차음벽 역할까지 수행한다. 다만 통풍 시트를 작동하면 시트 내부에서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 특유의 정숙성을 다소 해쳤다. 

탁월한 주행 감각에 비해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 시간은 역시 아쉽게 다가왔다. UX 300e는 54.3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233㎞이다. 충전 시간은 AC타입 완속 충전으로 6시간 30분, DC차데모 타입 급속 충전으로 80분 가량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UX 300e는 장거리 주행보다는 출퇴근과 같은 근거리용으로 활용하기 적합한 차량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차량의 외관 디자인의 경우 상당 부분 기존 UX를 계승했다. 공기역학적인 차체 모양과 전면부의 대형 '스핀들 그릴'과 'L자 형태'의 주행등, 일자형 리어 콤비네이션이 차량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실내공간은 4495(전장)x1840(전폭)x1525(전고)㎜의 차체 크기에도 좁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적재공간은 기존 대비 약 41ℓ 넓은 305ℓ로, 더욱 넉넉해졌다.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 적용했다. (사진제공=렉서스 코리아)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UX 300e'.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 적용했다. (사진제공=렉서스 코리아)

실내 인테리어는 아날로그한 감성이 묻어났다. 센터패시아의 7인치 모니터 옆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적용됐고, 디지털 계기판의 충전게이지는 그래픽이 내연기관차의 연료게이지와 동일한 모양이었다. 

렉서스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와의 이질감을 줄이고 아날로그한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이 같은 인테리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비게이션을 탑재하지 않은 대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 적용했다. 

이는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한 가격대를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UX 300e의 가격은 5490만원으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의 상위 트림이 5755만원까지 책정된 것과 비교하면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이면서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총평하자면 UX 300e는 브랜드가 보유한 탄탄한 기본기에 전기차의 특성을 잘 가미한 모델로 그간 하이브리드에 중점을 뒀던 렉서스의 전기차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또한 향후 렉서스 전기차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차량인 만큼 UX 300e가 보여준 저력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렉서스 첫 전용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아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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