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6.29 09:41

기대인플레이션율 3.9%…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아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에 육박하면서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계속되는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두 달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1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100 아래를 기록했다.

6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인 소비자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CSI가 모두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87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는 88로 5포인트 각각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7, 소비지출전망CSI는 114로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는 60으로 14포인트, 향후경기전망CSI는 69로 1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6으로 9포인트 내렸다.

반면 금리수준전망CSI는 149로 3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가파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역대 최고치를 석 달째 경신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50%의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고물가 대응을 위해 4월에 이어 연속된 인상을 단행했다.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 상승세가 6%에 이르고 한미 금리 역전까지 임박해지면서 시장은 한은의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단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6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90, 가계저축전망CSI는 93으로 전월보다 모두 2포인트씩 하락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2로 전월 수준을 유지한 반면 가계부채전망CSI는 102로 3포인트 올랐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16로 1포인트 하락했다.

(사진=이마트 제공·픽사베이 편집)
(사진=이마트 제공·픽사베이 편집)

물가수준전망CSI은 163로 6포인트 올랐다. 고물가는 계속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8년 7월(1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올해 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했던 한은은 이번 달에는 "4.7%를 넘을 수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주말 방송에 출연해 "6월 또는 7~8월에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연간 물가 상승률이 5%에 근접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일반인들의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도 계속됐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4.0%로 0.6%포인트,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0.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2년 4월(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폭(0.6%포인트)도 2008년 통계 이래 최고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석유류제품(82.5%), 농축수산물(44.2%), 공공요금(31.4%) 순이었다. 정부는 기름값 안정을 위해 7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30%에서 37%로 확대한다. 30% 대비 휘발유는 리터당 57원, 경유는 38원, LPG는 12원 절감된다. 국회에서는 유류세를 50%로 낮추기 위한 법안이 제출된 상황이다.

한편 주택가격 오름세를 기대했던 심리는 두 달째 꺾였다. 6월 주택가격전망CSI는 98로 13포인트 내렸다.

CSI는 대선을 앞두고 급격히 올랐다. 2월 97까지 하락했던 CSI는 3월 104, 4월 114로 크게 오르다가 5월 111로 하락 전환한 뒤 6월에는 100 아래로 뚝 떨어졌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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