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6.29 12:02
설훈(오른쪽 첫 번째) 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6·1지방선거 여성 당선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설훈 의원 페이스북 캡처)
설훈(오른쪽 첫 번째) 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6·1지방선거 여성 당선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설훈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의 원로 그룹과 회동한 자리에서 민주당 원로 다섯 명 중 네 명이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만류하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5선 중진의 설훈 의원이 29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이)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상임고문과 만났는데, 다섯 분 상임고문 중에서 네 분이 '출마하지 말라'고 권유했다"며 "'출마하라'고 권유한 분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거기(불출마)에 대해 '숙고하겠다'고 이재명 의원이 얘기했다고 내가 전해들었다"며 "대선 지고, 지방선거 총괄책임자로 있으면서도 졌는데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는데도 또 당대표를 하겠다고 그러면 이것은 누가 봐도 타이밍을 잘못 잡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 27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상임고문과 회동했다.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상임고문은 각각 전직 6선·4선·6선 의원이다. 김원기·임채정 고문은 17대 국회 전·후반기 의장, 문희상 고문은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을 지냈다.

권노갑 고문은 전직 3선, 정대철 고문은 전직 5선 의원이다. 권 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지이자 동교동계 좌장으로 민주당의 정통성과 관계가 깊은 인물이다. 정 고문은 부친 정일형 박사가 1955년 민주당 창당 멤버로 8선 의원을 지냈으며, 그 뒤를 이어 정 고문이 5선, 아들 정호준 전 의원이 초선을 해서 3대에 걸쳐 총 14선을 한 민주당 산증인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원로 다섯 명이 모인 자리에서 네 명이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만류했다고 해서 이 의원이 당장 불출마를 결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정부분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 의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적잖아 보인다. 아울러 향후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다른 당권 도전자들로부터 공격받을 빌미로 작용될 수 있다.

설훈 의원은 "21일에 이재명 의원 (의원회관) 방에 찾아가서 '당을 단합시켜야 2년 뒤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5년 뒤 대선에서 이익이 된다. 이 의원의 목표는 대통령 다시 도전하는 것 아니냐'고 의견을 교환했다"며 "당을 단합시키려면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 안 나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대선에 지고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는데도 졌고, 연이어 당대표로 나온다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너무 많다고 얘기를 했다"며 "(이재명 의원도) 약간 동의를 하더라"고 덧붙였다.

설훈 의원은 또 지난 22일 민주당 재선 의원 34명이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것을 거론하며 "(재선 의원) 48명 중에서 35명이 그런 주장을 했다는 얘기는 상당히 압도적인 부분인데, 그것을 귀담아 들어야 될 것이 아니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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