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6.30 10:49

"부동산 PF대출·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해야…부수업무 범위 폭넓게 해석할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 증가로 보험회사의 자본적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리 급등·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관리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CEO와의 간담회를 갖고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위기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근 RBC(지급여력비율) 제도 개선은 자본적정성 관리에 일부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보험회사에서는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부동산 PF대출 및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현재까지 PF대출과 대체투자 관련 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수준이나 최근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발생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시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며 "부동산 PF대출 관련 여신감리를 강화하면서 대체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에도 대비할 것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보험회사는 해외채권 등 150조원 규모를 외화자산으로 운용하면서 91% 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하고 있다"며 "회사의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 관리는 물론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보험산업의 디지털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원장은 "보험산업은 전통적으로 설계사 중심의 대면 영업을 통해 성장해 왔지만 향후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정이 예상된다"며 "스마트폰, 음성봇 등 AI를 활용한 보험모집과 함께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어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 혁신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산업이 단순한 위험보장의 역할을 벗어나 국민의 건강한 삶을 케어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온전히 자리잡도록 헬스케어 및 요양서비스 확대를 위해 보험업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금융위와 규제개선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며 "보험업의 부수업무 범위를 폭넓게 해석해 보험회사가 다양한 사회 공익적인 영역에서 국민의 공감대를 토대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보험소비자 보호도 요청했다. 전체 금융민원 중 보험민원은 2021년 기준 58%에 달한다. 이 원장은 "최근 실손의료보험 관련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상승기인 만큼 취약차주 보호를 위해서도 힘써 주길 바란다"며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면서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이 보다 활성화·내실화될 수 있도록 소비자 안내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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