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7.01 11:08

"매일 나가 전력투구할 수 없어…며칠 쉰 후 나왔을 때 승리투수 되는 것"

강병원 민주당 의원. (사진=강병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강병원 민주당 의원. (사진=강병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달 30일 민주당 당권도전을 선언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의 이재명 의원을 향해 1일 불출마를 촉구했다. 

이 의원을 향해 강 의원은 "친문(親文) 홍영표·전해철 의원도 책임감을 느끼시고 물러나 주셨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대선과 지선에 책임 있는 분들은 뒤로 물러나서 성찰하고, 강병원과 같은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들이 등장해서 당의 간판을 바꿀 때, 당의 메신저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해서 혁신과 쇄신·통합을 얘기할 때 국민의 신뢰 회복이 시작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이 명시적으로 성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 중에 나오는 '지난 대선과 지선에 책임있는 분'은 이재명 의원을 가리키는 말로 해석됐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매일 나가서 전력투구할 수 없다. 또 나가서 지게 할 수 없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며칠 쉰 후에 나왔을 때 승리투수가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을 지킨다는 차원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지난 3월 대선과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또 출마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로 출마하지 말고 쉬라는 권고인 셈이다. 

강 의원은 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 과정에서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검수완박만 하더라도 우리만 옳다는 독선에 빠졌던 것이 아닌가"라며 "검찰개혁이라는 큰 방향은 맞는다. 그런데 당내에서 경찰에게 수사권이 다 갔을 때 권한이 비대해진 경찰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는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 그런데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검찰개혁이라는 방향은 맞지만, 경찰 비대화 등의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도 없이 검수완박을 성급하게 추진한 것이 민주당의 실책이라는 지적이다. 

또 강 의원은 "추진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가 국회에서 확립된 민주적 규범을 깨면서까지 추진해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당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씩 쭉쭉쭉 빠지는 것을 실제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영논리, 우리는 개혁이고 저쪽은 반(反)개혁이라는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지난 1994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강 의원은 앞선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와 자신이 다른 점도 학생운동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1980년대 후반에 동구 사회주의가 몰락했고, 1992년도에 YS 문민정부가 들어섰다"며 "그런데 여전히 학생 운동이 이념과 폭력 중심이었다. 저는 그 노선과 결별하고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새로운 학생 운동의 깃발을 들었던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1994년 당시는 학생운동권이 민족해방(NL) 계열과 민중민주(PD) 계열로 갈라져 있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강 의원은 이 같은 이념지향적 학생운동을 극복할 대안이라며 출범한 '21세기 진보학생연합' 소속으로 출마해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