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7.01 15:32

"당대표 힘빼는 논의 안 돼…집단지도체제에 반대"

한준호(왼쪽 다섯 번째) 민주당 의원 등 이른바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1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남국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준호(왼쪽 다섯 번째) 민주당 의원 등 이른바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1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남국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1일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권리당원 투표 및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한준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의 김남국, 김병기, 강민정, 양이원영 의원이 참석한 1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이재명 상임고문 본인은 아직 공식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이 고문 측 인사들이 이처럼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사실상 이 고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친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의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 출석하지는 않았지만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승원, 김용민, 문진석, 박찬대, 이수진, 장경태, 최강욱, 황운하 의원 등 이 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이 기자회견문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8월 전당대회는 국민과 함께 하는 책임야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국민과 당원의 뜻을 담을 수 있는 선출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민주당의 룰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의 비율로 가중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들은 "먼저 논의돼야 할 것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간 표의 등가성 문제"라며 "전체 당원의 0.4% 밖에 되지 않는 대의원이 당 지도부 선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나 된다"며 "대의원 한 명의 표가 권리당원 60명의 표와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의원 비율을 낮추고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이 고문 지지 성향의 권리당원이 당에 대거 편입된 상황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기존 친명계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 주장이다. 대의원들은 각 지역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의 대의원들은 상당수가 친문계로 분류되는 상황이어서 친명계의 입장에서는 이들 대의원들의 비중을 낮추고 친명계의 입장에 서있는 권리당원들의 비중을 높여야만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상태다. 

아울러 이재명 의원이 대중 정치인인 만큼 당밖의 일반국민들의 지지율이 높다고 보고 국민여론조사의 비중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특히 이들은 "일부 보도에 따르면 전준위에서 최고위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당 대표의 힘을 빼는 방식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며 "이는 형식적으로는 단일성 지도체제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수 있다. 많은 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이 반대하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언론에는 전준위 내에서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장 임명 시 최고위 의결을 거치도록 하거나, 사무총장 등 당직 임명 시 최고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최고위원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친명계에선 이런 보도를 근거로 민주당의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반대하면서 대표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논의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기자회견에 나선 의원들은 "지금은 민주당은 개혁과 혁신을 주도할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의 손발을 묶겠다는 의도로, 당내 기득권과 공천의 유불리에만 관심을 가지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명계 의원들의 이 같은 일련의 행보를 통해 봤을 때,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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