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7.05 09:13

1년 전보다 상품 8.5%·서비스 3.9% 올라…향후 6%대 고공행진 속 기준금리 0.5%p 인상 확실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어코 6%대로 올랐다. IMF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 정점이 6월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향후에도 6%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6.0% 상승했다. 5%를 돌파한 지 한 달 만에 6%대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어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에는 6%대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제시했다. 지난 1~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4.6%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말 올해 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했던 한국은행은 지난달 "향후 물가흐름은 국제유가 상승세 확대 등 최근의 여건변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7월과 8월에도 6%대 상승률이 이어지면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률이 6%를 기록하면서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확실시됐다. 특히 시장의 예상처럼 0.50%포인트 인상, 즉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3.9%)이 4%에 육박했고 6월 물가 상승률이 6%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 등이 전망되는 만큼 금통위의 빅스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6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8.5%, 서비스는 3.9% 각각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다. 농산물은 1.6%, 축산물은 10.3%, 수산물은 2.9%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6.0% 올랐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돼지고기(18.6%), 수입쇠고기(27.2%), 포도(31.4%), 배추(35.5%), 닭고기(20.1%), 수박(22.2%), 감자(37.8%) 등이 다소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7.9%)과 석유류(39.6%)가 모두 오르면서 9.3%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의 경우 경유(50.7%), 휘발유(31.4%), 등유(72.1%), 자동차용LPG(29.1%) 중심으로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30%에서 37%로 확대했다. 또 여야는 유류세를 50%로 낮추기 위해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1.9%)와 공공서비스(0.7%), 개인서비스(5.8%)가 모두 오르며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7%), 월세(1.0%)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8.0%)과 외식외(4.2%)가 전부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부동산중개수수료(-7.7%), 유치원납입금(-18.6%)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21.4%) 등이 오르면서 0.7%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0.42로 전년 동월 대비 7.4% 올랐다. 1998년 11월(10.4%)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6.6%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6.15로 4.4% 상승했다.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5.04로 3.9% 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며 "정부는 그간 식품·에너지 등 생활물가의 안정과 서민생계비부담 경감,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동향 등을 철저히 점검하면서 그간 발표한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민생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방안을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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