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7.06 15:54

SUV 명가 부활 신호탄...틈새 시장 공략 '승부수'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SUV '토레스'. (사진=김남희 기자)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SUV '토레스'. (사진=김남희 기자)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정통 SUV 스타일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마치 선물 같은 자동차, '토레스'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쌍용자동차의 야심작 토레스는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이자, 정통 SUV 명가 브랜드를 되찾기 위한 첫 번째 전략 차종이다. 특히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적 포지셔닝의 차량이라는 점에서 SU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만난 토레스는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는 확실히 다른 지향점을 과시하고 있었다. 사전예약 첫날 1만2000여대를 시작으로 브랜드 최고 기록인 3만대를 계약한 저력도 이런 차별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토레스는 시장 주류인 매끈하고 날렵한 유선형 형태의 외관을 과감히 벗었다. 직선과 각을 살린 레트로 감성의 디자인, 중형과 준중형의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든 차급, 시장 흐름을 반영한 가솔린 단일 엔진 운영, 가성비 만점의 저렴한 가격 등이 그러했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디자인'이다. '무쏘'와 '코란도'의 정신을 이어받아 구현한 강인한 인상에선 토레스를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쌍용차의 '절치부심'마저 느껴졌다. 짧은 세로격자 모양의 버티컬 라디에이터 그릴, 스키드 플레이트 일체형 범퍼, 아우터 렌즈 클린 타입 LED 헤드램프가 어우러진 직사각형 형상의 얼굴은 터프하고 단단한 정통 SUV 스타일을 그리워했던 이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쌍용차 SUV 토레스 측면부. (사진=김남희 기자)
'토레스' 측면부. 토레스는 터프하고 단단한 정통 SUV 스타일을 구현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김남희 기자)

측면부의 직선형 캐릭터라인을 타고 후면부로 가면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와 리어 LED 콤비네이션 램프,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형상화한 제동등은 강인한 인상을 한껏 더했다. 여기에 후드 가니쉬, C필러 가니쉬, 견인고리 커버 등의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토레스 특유의 정통 SUV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C필러 사이드 스토리지 박스, 사이드스텝 등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활용하면 실용과 스타일을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특히 실내는 둔하고 올드한 쌍용차의 이미지를 한 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새로움으로 꾸며냈다. 인테리어는 '슬림&와이드' 콘셉트의 대시보드와 일자로 길게 뻗은 앰비언트 라이트로 직선 이미지를 가져가는 동시에 심플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쌍용차 SUV '토레스' 내부. 3분할 와이드 디지털 클러스터, 12.3인치 대화면 인포콘 AVN, 8인치 버튼리스 디지털 통합 컨트롤 패널이 적용됐다. (사진=김남희 기자)
'토레스'의 실내는 3분할 와이드 디지털 클러스터, 12.3형 대화면 인포콘 AVN, 8형 버튼리스 디지털 통합 컨트롤 패널이 적용되어 한결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다. (사진=김남희 기자)

특히 쌍용차가 야심 차게 시도한 3분할 와이드 디지털 클러스터, 12.3형 대화면 인포콘 AVN, 8형 버튼리스 디지털 통합 컨트롤 패널이 미래차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클러스터는 작은 화면에 알찬 정보를 제공했고, 대화면 인포콘은 역시 가시성이 좋았다. 물리적인 버튼을 모조리 없애고 적용한 통합 컨트롤 패널에선 스마트함이 느껴졌다.

중형 SUV에 버금가는 넉넉하다 못해 풍족한 공간은 토레스의 또 다른 강점이다. 토레스의 크기는 4700(전장)×1890(전폭)×1720(전고)×2680(축거)㎜로, 중형 SUV인 '싼타페'와 '쏘렌토'보다 작고, 준중형 SUV인 '투싼'과 '스포티지'보다는 크다. 특히 기본적으로 높은 전고에 C필러 위치까지 솟아오르는 듯한 루프 디자인이 더해져 2열의 공간감이 탁월했다.

쌍용차 SUV 토레스 후면부. (사진=김남희)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와 리어 LED 콤비네이션 램프,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형상화한 제동등이 강인한 인상을 자아낸다. (사진=김남희)

적재공간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토레스는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를 수납하고도 여행용 가방을 추가로 실을 수 있는 여유로운 703ℓ의 적제공간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2열 폴딩 시 1662ℓ까지 늘릴 수도 있다. 여기에 널찍한 레그룸을 비롯해 대용량 도어 맵 포켓, 프론트 사이드 보관함 등을 잘 활용하면 각종 캠핑용품을 가득 싣고 4박 5일 일정을 떠나는데도 부족함이 없을 듯했다.

이제 실제 주행 때의 느낌을 살펴볼 차례다.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고 액셀러레이터를 서서히 밟았다. 직선 도로에 올라 오른 발에 힘을 넣어 밟자 빠른 반응성을 보이며 순식간에 속도를 높였다. 다운사이징 흐름을 반영한 친환경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지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최대토크 28.6㎏·m, 최고출력 170마력의 파워트레인은 주행 내내 안정적인 동작과 빠른 가속력, 짧은 반응성을 보여 만족스러웠다. 

또한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 유지와 차로 중심을 추종하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포함한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 '딥컨트롤(Deep Control)'은 시승 내내 기민하게 동작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토레스는 부드럽고 무난한 성능을 보였다. 쌍용차는 기존 엔진보다 출발 시 가속 성능을 10%, 실 운행구간(60~120㎞)의 가속 성능을 5%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SUV '토레스'. 가격은 트림에 따라 T5 2740만원, T7 3020만원이다.  (사진=김남희 기자)
'토레스'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T5' 2740만원, 'T7' 3020만원이다. (사진=김남희 기자)

단 스티어링휠은 너무 가볍다는 인상을 줬다. 단단한 조향감보다는 다소 무르고 섬세함이 부족한 편이었다. 코너링 시 다소 쏠리는 느낌을 받았고, 일부 구간에서는 롤링도 느껴졌다. 주행 의도를 보다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세팅을 더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또한 정차 시 엔진을 일시 정지해 연비를 높이는 공회전 제한 시스템(ISG)도 재출발할 때 다소 진동이 느껴져 아쉬웠다.

토레스의 공식 복합연비는 4WD 기준 10.2㎞/ℓ(18인치 기준)다.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연비는 이보다 높은 12.73㎞/ℓ을 기록했다. 100㎞ 남짓한 시승 구간의 결과이긴 하지만, 제법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토레스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T5'는 2740만원, 'T7'은 3020만원이다. 이는 경쟁 차종인 스포티지보다 7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때문에 가성비만으로 차의 가치를 다했다는 평판이 나온다. 여기에 정통 SUV의 '멋'까지 담아냈다.

'최상'은 아니지만, '최선'의 절충점이다. 토레스는 저렴한 가격에 SUV의 넓은 공간을 이용하고 싶은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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