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7.08 17:26

"가치·비전 아닌 이익 도모 위해 모임 만드는 건 정치연합 아니라 이익연합 불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 (사진=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용진 민주당 의원. (사진=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오는 8월 28일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며 지난달 30일 출사표를 던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8일 전당대회 룰 변경 반대 기자회견을 한 친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해 "룰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간에 힘자랑하고 연판장 돌리고 하는 모습이 정말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계파 전당대회가 아닌 민심 전당대회여야 흥행이 가능하고 그것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몸부림을 쳐야 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꼬집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제일 걱정스러운 건 이재명 의원의 출마가 아니라 이 의원의 출마로 전당대회가 계파 힘자랑대회로 전락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변했다는 변화의 증거가 돼야 하는데, '친명'이냐 '반명'이냐의 계파 대립으로 가면 이러다가 다 죽는다. 민주당이 오히려 망하는 길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부를 위해서 혹은 과거의 뜻이 같거나 미래 지향이 같아서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치에서 항용 있는 일"이라며 "문제는 힘을 쥐고 있는 측에 줄을 대기 위해, 가치와 비전이 아니라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하는 것은 정치연합이 아니라 이익연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 경선룰에 대해서는 "국민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다른 정당 지지자는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룰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출마 선언 훨씬 전부터 당심 50, 민심 50으로 가야 하고 '역선택 방지조항'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민주당이 비호감이라는 국민의 말씀을 들어야 민주당이 성장하고 변하지, 우리 좋다는 사람만 모셔놓고 여론조사를 하고 전당대회를 치르면 어떡하냐"면서도 "이제 출마를 한 후보 중 한 사람이고 룰은 세팅됐기 때문에 그 룰에 따라 당당하게 승리하고 작은 공간에서조차 민심을 반영하는 역동적인 전당대회를 만들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당대표 출마 자격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본인 입으로 '토사구팽 됐다', '내가 계륵이냐'고 하는 말을 듣고 가슴 아팠다. 실제로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정치가 청년 정치인을 이렇게 소비하고 말아버린다"며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 민주당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봤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해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선 "한국에서의 청년 정치의 급격한 대두, 일정한 희망이 다 지금 없어져 버리고 이준석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로 논쟁이 벌어지는 것도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금 양쪽 다 전·현직 청년 대표 리스크가 있지 않냐"고 에둘러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에선 이른바 '이준석 리스크'가 있고, 민주당에서는 '박지현 소외론'이 대두된 것을 지칭한 것으로 읽혀진다.

그는 또 "앞으로 행여나 '거봐. 젊은 사람이 앞장서서 하면 안돼'라는 이상한 결과와 인식의 확산으로 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이런 여러 우려와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마이크를 주고, 의사 결정 권한을 주는, 그런 정치 제도가 더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민주당 전 공동비대위원장과 관련해 최근 불거진 문제들을 각 개인들의 도덕성이나 역량의 문제가 아닌 기득권 정치세력의 청년정치에 대한 억압으로 본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청년을 대표한다고 나선 정치인들에게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기회를 주고 말할 공간을 주며 더 나아가 그들에게 의사 결정의 권한까지도 주는 그런 정치 제도가 확산되길 바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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