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07.17 07:30

향후 '판교역 10분 직행' 신흥역에서 100m 거리…인근 신흥3구역 함께 향후 7500여가구 대단지 형성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경기도 성남시 신흥1구역 모습.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판교·분당·위례 등 주변 대규모 신도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 등 이른바 성남 구도심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이 활발히 진행하면서 낡은 주택이 신축 아파트 단지로 속속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서울 잠실과 가깝고 향후 진행될 정비사업을 통해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된다면 이미 크게 오른 서울 집값을 피해 경기권에 집을 찾는 수요자들에게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호선 잠실역과 분당선 정자역 20분 거리…강남 접근성 좋아

성남시 구도심은 중원구와 수정구 일대를 말한다. 1970~1980년대 뚜렷한 정비계획 없이 난개발로 형성된 다가구·다세대 중심의 주거지다. 성남시 북쪽에 자리잡고 있어 강남지역 접근성은 분당이나 판교에 결코 밀리지 않다는 강점이 있지만 기존 주택이 이미 노후화한데다 주차하기가 너무 힘들어 대부분의 주택 수요자들이 외면해온 지역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8호선 수정구 신흥역은 2·8호선 잠실역에서 지하철로 정확히 21분 걸렸다. 또한 분당까지 지하철로 대략 20분 정도 소요됐다. 이미 확정된 모란역에서 판교까지 8호선 연장 사업이 완공되면 판교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다. 지금보다 이동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광교나 수지로 빼앗긴 판교신도시 수요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 이용 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의 진∙출입 역시 수월하다.

경기도 성남시 '신흥1구역'. (사진=전현건 기자)

지리적인 요건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문제는 복잡한 도시구조였다.

기자가 신흥동을 차로 이동했을 때 너무 복잡한 골목과 좁은 도로로 인해 주·정차하는 것부터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주택이 자리잡은 곳이 경사가 심해 한여름 걸어다닐 때에는 산을 오르는 것 같이 힘들었다.

신흥1구역에서 카센터를 30년동안 운영중인 A씨는 "주민들 대부분이 오랜기간 거주한 분들이다. 40년 이상 된 주택들이 대부분으로 가스·수도 배관 등의 노후도가 심각해 주거환경이 아주 열악하다"며 "대부분 동네가 험준한 요새 같다. 주차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불법주차로 인해 경찰·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주자의 생명과 치안 역시 위협받는 수준이다. 재개발이 돼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근 판교테크노밸리·성남일반산업단지로 발전 가능성 높아

이런 문제들로 인해 성남시는 성남 구도심과 관련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들어갔다. 성남시에 따르면 현재 중원·수정구 일대에서 정비사업을 마쳤거나 추진 중인 구역만 모두 18곳에 달한다. 이 구역이 정비사업을 모두 마치면 4만4000여 가구의 거대 아파트 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신흥1구역은 19만6693㎡ 부지에 아파트 4183가구를 조성하는 1조원대 재개발 사업이다.  

신흥3구역은 성남시 수정구 신흥3동 일대 15만2263㎡로 재개발을 통해 지상 최대 29층 규모 아파트 33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토지 등 소유자는 총 1650명, 임대 495가구로 일반 분양은 약 1100가구로 예상된다.

신흥동은 8호선 신흥역에서 100m 안팎 떨어진 역세권이다. 또한 성남초등학교가 구역 반경 100m 이내에 있다. 중·고등학교는 8차로 도로를 건너야 하지만 신흥역 지하상가를 통해서도 이동할 수 있다. 대형 상업시설인 세이브존과 롯데시네마가 구역 남측에 있는 데다 대로변 상권이 발달해 현지 주민 사이에서는 선호도가 높다.

교통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향후 발전 가능성이다. 성남 인근은 판교테크노밸리와 성남일반산업단지가 있어 양질의 일자리도 많다.

성남은 판교와의 접근성이 좋은데다 공급물량도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성남 구도심에 대한 수요 역시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 구도심 곳곳 노후 기반시설도 정비되면서 지금보다 정주여건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의료원 옆 시민회관 부지에 들어선 성남아트리움은 지난 3월 개관했다. 이곳엔 600여석의 대극장과 200석여석의 소극장, 지역주민 문화예술공간 등이 마련됐다.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계획돼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흥3구역은 민관합동(순환형재개발) 방식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한다. 민관합동 방식은 LH와 같은 공공기관이 조합 대신 모든 개발 절차를 주도하기 때문에 민간 재개발보다 통상적으로 사업 기간이 1년 이상 단축된다.

신흥3구역은 구역 내 단독·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이 각각 50% 비율이다. 구역 내 권리산정 기준일은 2019년 5월 31일이다. 이날 이후 신축한 주택을 사면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신흥3구역 단독주택 대지지분 33㎡(10평) 기준 시세는 3억9000만~4억1000만원 수준으로 이미 구역이 지정된 신흥1구역(3억9000만~4억원)과 가격이 비슷하다. 다세대 주택의 경우 대지지분 19.8㎡(6평) 기준 시세가 7억1000만~7억2000만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성남 구도심 일대는 서울 강남 접근성 등 뛰어난 입지에도 노후 주택들이 많아 그간 저평가돼 왔던 지역이지만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향후 재개발·재건축으로 신흥동에 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선다면 수요자의 관심을 받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 3구역 전경. (사진=전현건 기자)

다만 현재 신흥 1구역은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신흥 1구역은 지난 4월 26일~27일 1차 현장설명회를 열었으나 건설사는 한 군데도 참여하지 않았다. 신흥1구역 수주에 관심이 컸던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 참석을 거부한 것은 신흥1구역이 제시한 공사비 단가가 너무 낮았던 탓이었다. 당시 신흥1구역이 제시한 공사비는 평당 495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체 공사비의 30%를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할 때 공사 단가를 맞추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은 경기도권 평균 수준 공사비를 놓고 평당 500만원 초반대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오후에 열린 경기도 성남시 '신흥1구역'의 재개발 공사 현장설명회에는 애초 신청한 건설사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신흥1구역 2차 현장설명회에 GS건설, DL이앤씨, 코오롱글로벌, 제일건설 등 4곳의 건설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오는 8월 18일이다.

유현수 신흥1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내부적으로 상황을 봤을 땐 이번 입찰도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2028년 준공 및 입주를 목표로 세운 만큼 최선을 다해 성공적인 재개발의 필수 요소인 속도와 공정함을 갖추면서 주민들의 권익도 보호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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