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7.26 11:01
실리콘 고분자(PDMS) 기판과 페트(PET) 기판에 전사한 주름 그래핀 (사진제공=KRISS)
실리콘 고분자(PDMS) 기판과 페트(PET) 기판에 전사한 주름 그래핀 (사진제공=KRIS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주름 그래핀을 다양한 소재의 기판 위에 대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은 전기와 열 전도율이 우수하고 내구성도 뛰어나 꿈의 소재로 불리는 신소재다. 주름 구조를 적용하면 신축성이 좋아지고 단위 부피당 표면적이 늘어나며, 광투과도, 습윤성, 전기·화학적 반응성의 제어가 가능해져 그 활용성이 극대화된다.

KRISS 연구진은 주름 그래핀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제조 기판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주름 그래핀과 제조 기판 사이에 물에 쉽게 녹는 수용성 필름층을 추가해 얻은 성과다. 기판 위에 수용성 필름을 코팅한 후 롤 공정으로 그래핀을 전사하면 그래핀과 기판 사이의 접착력이 향상돼 대면적 공정에서도 그래핀의 주름 구조를 원하는 대로 제어 가능하다. 제조 후 물을 이용해 수용성 필름을 녹이면 주름 그래핀이 기판에서 분리돼 원하는 소재의 다른 기판에 전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수용성 필름을 사용해 제조한 주름 그래핀을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투명 소재인 페트와 실리콘 고분자 기판 위에 전사한 후 성능을 검증했다. 두 경우 모두 주름 구조의 손상이나 잔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광투과도, 전기·기계적 특성 및 내구성이 우수함이 확인됐다. 탄성 변형성이 작은 페트 소재에 주름 그래핀을 제조한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홍성구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제조업에서 흔히 쓰이는 롤 공정을 채택해, 주름 그래핀을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저비용·대면적으로 활용할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름 구조는 빛의 산란에 의한 헤이즈 효과를 보여주기에 태양전지에 응용되면 광 수확 효율을 향상시키고, 발광 다이오드의 광 추출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6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게재됐다. 

홍성구 책임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나왔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서 박사후연수연구원을 거쳐 포항공대(POSTECH) 소재공학과 BK21 연구조교수, U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스쿨 교수를 역임했다. 대한기계학회 신뢰성부문 이사를 맡고 있으며 전문분야는 저차원 소재 인시츄 나노역학 측정기술 개발, 금속소재 고온/저온 역학물성 측정표준 확립이다. 

홍성구(왼쪽) 책임연구원과 프라샨트 UST-KRISS 스쿨 박사과정생이 주름 그래핀의 주름 구조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제공=KS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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