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07.26 11:37

강남 11개 구 7억8820만원→7억8809만원…전월세 전환율 소폭 상승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웍스 DB)<br>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39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전세 매물이 늘어난 데다가 금리 인상 여파로 신규 전세 수요가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월세 선호 현상은 커지면서 이달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달 보다 올라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지난달(6억7792만원)보다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셋값 하락은 최근 전세 물건은 늘고 있는데 금리 인상,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등의 영향으로 재계약이 늘면서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물건은 전날 기준 총 4만9819건으로 한달 전(4만4625건)에 비해 11.6%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해 들어 금리 인상이 잇달아 이뤄지면서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6%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월세 이자율보다 시중은행 금리가 더 높은 역전현상이 일어나 전세 대신 월세를 낀 반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전셋값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의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한 뒤 지난주까지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북 14개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6066만원에서 이달 5억6059만원으로 하락했고, 강남 11개 구는 7억8820만원에서 7억8809만원으로 떨어졌다.

또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월 3억9206만원에서 7월 3억9161만원으로, 인천의 아파트는 2억1570만원에서 2억1481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셋값도 이달 평균 4억6846만원으로 2019년 6월(3억1408만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반면 금리 인상 여파로 월세 수요는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지난달(3.19%)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6월(3.22%)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을 말한다.

경기도의 전월세 전환율도 6월 3.97%에서 이달 4.00%로 오르며 4%대에 진입했고, 인천은 4.53%에서 4.56%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도 6월 3.80%에서 3.82%로 전환율이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권이 만료되는 오는 8월부터 전셋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8월 전세대란' 우려가 강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특히 갱신권을 사용한 전월세 물건의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면 집주인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해주는 '상생임대인' 제도 시행으로 집주인이 4년 치 전세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분위기 또한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통과된 2020년 7월 4억9922만원이던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2년 새 1억8000만원 가까이 오름에 따라 새로 전세를 얻어야 하는 세입자들의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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