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7.27 09:42

7월 소비심리지수 '86' 두 달째 비관적…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90 미달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높은 물가 상승세에 더해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째 '비관적' 수준을 이어갔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까지 뛰어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로 전월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계속되는 고물가에 소비심리는 두 달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1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지난달 16개월 만에 100 아래를 기록한 뒤 이번 달에는 2020년 12월(89.8) 이후 처음으로 90에도 미치지 못했다.

7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인 소비자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CSI가 모두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81로 전월보다 6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는 79로 9포인트 각각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3, 소비지출전망CSI는 112로 각각 4포인트, 2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는 43으로 17포인트, 향후경기전망CSI는 50으로 19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2008년 7월(4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CSI도 69로 17포인트 내렸다. 경기 관련 지수가 대폭 하락하면서 하반기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금리수준전망CSI는 152로 3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가파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역대 최고치를 넉 달째 경신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75%의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고물가 대응을 위해 사상 최초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시장은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 정점이 9월이나 10월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는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기준금리 2.25%는 중립금리 하단에 가까워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하단에 온 상황이니 한두 번 더 올려도 긴축으로 표현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7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87, 가계저축전망CSI는 88로 전월보다 각각 3포인트, 5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2, 가계부채전망CSI는 102로 전월과 동일했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17로 1포인트 상승했다.

물가수준전망CSI은 166로 3포인트 올랐다. 고물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올해 내내 상승 중이다. 한은도 올해 물가 상승률이 지난 5월 전망치(4.5%)를 상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과 정부가 물가 정점을 9월이나 10월로 판단함에 따라 향후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는 물가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문제로 유가가 다시 폭등하거나 곡물 가격이 현재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대외적 요건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반인들의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5.1%로 1.1%포인트,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0.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석유류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공공요금(31.4%) 순이었다.

한편 주택가격 오름세를 기대했던 심리는 석 달째 꺾였다. 7월 주택가격전망CSI는 82로 16포인트 내렸다. 올해 주택가격심리는 4월 114까지 오른 뒤 새 정부 출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부터는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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