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7.27 17:45

유진투자·하나증권 "고물가 등 악재 불구 상반기 선방으로 연간 2.6~2.7% 가능"…IMF, 내년 '0.8%p 낮춘' 2.1% 전망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인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2% 초반대로 제시했다. 

정부(2.6%)와 한국은행(2.7%)은 물론 OECD(2.7%) 및 국제투자은행(IB) 평균(2.8%)을 다소 밑도는 수준이다. 일단 시장은 예상보다 강했던 2분기 성장세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올해 2% 중반대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한은은 성장률 하향을 시사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올해 우리나라가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분명히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 중반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날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당초 생각 정도는 안 되겠지만 2% 중반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26일(현지시간) IMF는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하면서 올해 세계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중국 성장 둔화, 전쟁 및 코로나 영향 등으로 2분기 성장률이 대폭 감소했다면서 4월 전망보다 0.4%포인트 하향했다.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은 2.3%로 제시했다. 4월보다 0.2%포인트 내렸다. 내년 성장률은 2.1%로 4월보다 0.8%포인트 하향했다. 다만 이번 IMF 전망치에는 우리나라 2분기 GDP 속보치(전기비 0.7%)가 반영되지는 않았다.

우리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은 0.7%로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시장 예상(0.4%)보다 선방했다. 2분기에는 내수가 성장을 주도했다. 1분기 0.5%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3.0% 증가했고 보합세를 보였던 정부소비는 1.1% 늘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성장률은 2.9%로 양호했지만 하반기에는 둔화가 예상된다"며 "수출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이 점차 나타날 것으로 보이고 민간소비도 대면활동 등 서비스업 수요는 이어지겠으나 물가 상승 부담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크게 증가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하반기 한국 성장률은 상반기보다 둔화될 전망이나 상반기 성장률이 비교적 선방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2.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우리 경제가 1분기 0.6%, 2분기 0.7% 성장함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매분기마다 0.3%씩 증가하면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성장률 2.7%를 기록할 수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 부진 우려와 더불어 수출 둔화 등이 예상되면서 분기별 0.3%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GDP는 민간 소비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성장을 주도했으나 3분기와 4분기의 경우 민간소비 주도 성장이 유효할지 의문"이라며 "명목 임금 상승률은 점차 둔화되는 반면 물가 상승률 고점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실질 임금 상승률은 낮아지고 있고 7월 빅스텝에 이어 8월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므로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더욱 확대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 및 소비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한은이 산술적으로 3분기와 4분기의 분기 성장률이 0.3%씩 성장한다면 5월 전망치(2.7%)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7월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 기존 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2% 중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 점"이라며 "분기마다 0.3%씩만 성장하면 기존 전망치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데 전망치의 하향을 시사한 점은 2분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것은 당분간 6%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6%를 상회해 7~8% 물가가 상당 기간 고정화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물가가 6월 이후 6%대에 있고 9~10월까지는 불안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4.7%)도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중대본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27일 정부세종2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행정안전부)
김성호 중대본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27일 정부세종2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행정안전부)

높은 물가에 더해 10만명을 돌파한 코로나19 재확산도 소비에 걸림돌이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0만285명으로 4월 20일 이후 99일 만에 10만명을 넘었다. 정부도 이날 '자율적인 거리두기 실천방안'을 발표해 사회·분야별 일상방역 생활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여름철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해 기업에 재택근무 활성화 등을 안내·홍보할 계획이며 교육부는 학원에 대해 원격교습 전환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대규모 공연 및 프로스포츠 리그 관객 증가, 유원시설 이용객 급증 등에 따른 감염 확산 우려에 따라 주요 시설별 방역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마트·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대해 시음·시식의 운영 자제를 권고하고 시음·시식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안전한 취식관리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이전의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다시 권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현재 소비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0로 전월보다 10.4포인트 떨어졌다. 두 달 연속 기준인 100 아래를 기록해 '비관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2020년 12월(89.8) 이후 처음으로 9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은의 빅스텝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대에 육박했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0.9%포인트 상승했다.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소비자심리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에도 6% 초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높아진 생활물가 부담이 소비에 점차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아직까지 양호한 고용과 정부 추경이 하단을 지지하겠지만 점진적인 소비 둔화는 불가피해보인다"며 "예상보다 견조한 2분기 성장률을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는 연간 2.6%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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