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7.28 15:51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 일부분 무력화시킬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지난 2019년 2월 28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트럼프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지난 2019년 2월 28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트럼프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정부의 '대북 선제타격' 등 대북 군사정책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공개반응을 내놨다. 19일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선 김 위원장이 대남 강경책을 확고히 밝힌 셈이다.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셔버릴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올해 집권한 남조선 보수 정권은 역대 그 어느 보수 정권도 능가하는 극악무도한 동족대결정책과 사대매국행위에 매달려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끌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며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북한이 말하는 전승절이란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휴전협정을 체결한 날로, 북한 스스로는 이 전쟁에서 북한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기념하는 명절로 삼은 날이다. 

김정은은 또 "지금 우리 무장력은 그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 국가의 핵전쟁 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향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이 직함 없이 윤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고 한국 정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정권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킴으로써 미국에 대한 핵전쟁 준비를 정당화시키면서 동시에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는 목적으로 읽혀진다. 아울러 강대강 대응 원칙,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밝힘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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