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08.04 14:56
2일 대만에 도착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 (사진=낸시 펠로시 인스타그램)
지난 2일 대만에 도착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 (사진=낸시 펠로시 인스타그램)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이 4일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대응이다. 펠로시 의장은 잠깐 왔다갔을 뿐인데, 보복의 뒷감당은 전부 대만이 짊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주파이신문 등 중국 언론들은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 1시)를 기해 인민해방군 중요 군사훈련이 시작했다면서 "이미 훈련구역에 운항 중인 민항기는 없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空)역에서 인민해방군이 4일부터 7일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기간 훈련이 진행될 해·공역에 선박과 항공기 진입을 금지하는 공지도 발표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 기간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해상·공중 연합훈련을 벌인다. 대만 해협에선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는 재래식 미사일(핵미사일 제외 의미) 시험 사격을 실시할 예정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장사정포 포격이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 바다에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나자마자 이렇게 대만에 후폭풍이 덮치자 CNN은 "대만 정부가 미국 권력서열 3위의 지지는 얻었지만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강행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할 수 있지만 결국 중국 정부의 압박을 정면으로 받는 쪽은 미국이 아니라 대만이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대만의 진짜 위기는 펠로시 귀국 후 시작된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같은 주장을 했다. 칼럼은 "중국 지도자들은 대만을 고통스럽게 만들 단계적 대응에 돌입할 것"이라며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핑계 삼아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적 우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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