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08.04 16:25

이집트 공군 주력 전투기 F-16과 높은 호환성…교육 훈련도 최적화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카이로 인근 피라미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AI)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가 피라미드 상공에 태극 문양을 수놓았다. 외국 공군 특수비행팀이 피라미드 위에서 에어쇼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랙이글스는 3일 오전(현지시간) 카이로 기자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Silver Stars)'와 합동 비행을 선보였다.

이번 비행은 T-50 국산 고등훈련기에 전투 임무를 더한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항공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이뤄졌다. 공군과 T-50 및 FA-5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도입을 검토 중인 이집트 공군이 행사를 공동으로 기획했다.

피라미드 인근은 비행 허가가 까다로워 이집트 공군 외에 외국군이 에어쇼를 한 전례가 없다. 이집트 측이 한국 공군을 첫 에어쇼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조종사들의 실력과 항공기(T-50B)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한국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에는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쉼 공군 사령관과 관광유물부·청소년스포츠부·민간항공부장관 등 이집트 군·정 고위 당국자와 군인·참전용사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홍진욱 주이집트대사와 공승배 공군 교육사령관(소장),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현지 교민 100여명이 현장에 초청됐으며, 70여개의 매체가 현장에서 취재했다.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흰색 연막으로 태극 문양을 그리는 모습을 이집트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KAI)

이집트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 공연이 끝나자 T-50B 8대로 구성된 블랙이글스가 나섰다.

T-50B는 붉은색과 푸른색 연막을 분사하며 실버스타즈보다 빠르고 높게 비행했다. 다이아몬드 대형, 독수리 대형 등을 만들고 흰색 연막으로 태극 문양을 그렸다.

항공기들이 수직으로 떨어져 마치 폭포수를 연상케 하는 '레인폴' 기동, 8대가 정면으로 함께 날아오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웨지 브레이크' 기동이 이뤄졌다. 블랙이글스는 30여분간 상공을 날면서 24개 기동을 연출했다.

한국과 이집트는 올해 초 성사된 K9 자주포 수출에 이어 FA-50 수출과 현지 공동 생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공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은 2023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절차가 진행 중이며, 각종 훈련기의 잠재적인 소요는 100여대에 달하는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또 수명이 도래한 군용기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어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잠재 수출 대상국으로도 손꼽힌다.

모하메드 압바스 하쉼 중장 이집트 공군사령관과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이 지난 3일 기자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AI)

FA-50은 경쟁 기종인 중국 AVIC 'L-15'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M346'보다 이집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과 높은 호환성을 자랑하며, 교육 훈련에도 최적화돼 있다.

M-346을 운영하는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M346의 낮은 가동률과 높은 운용 유지비용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비해 FA-50은 이집트 공군에서 "최고 플랫폼 중 하나(One of the best platform)"로 손꼽히고 있다.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은 "이집트 현지에서 공동생산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집트가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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