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08 17:44

제3차 위기대응자문위 회의 결과 설명…정부, '주 5일 브리핑' 체제 갖춰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처)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정부가 8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주도하는 정례 브리핑을 신설했다. 

'감염병 전문가'를 공식 브리핑 발표자로 내세워 소통 차원에서도 '과학방역'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기석 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3차 위기대응자문위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자문위의 주요 권고사항을 보면, 코로나19 환자 발생 증가에 대비해 진단검사 점검·운영체계와 신종 변이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고위험군 대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충분한 병상의 확보와 고위험군 대상 '패스트트랙' 활성화, 감염취약시설 대응 전달체계 구축도 주문했다.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는 현행처럼 재개하지 않되 유행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를 대비해 '근거 중심의 사회대응 방역 체계'를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확진자 격리 의무와 마스크 착용 조치는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은 위기대응자문위 차원의 첫 단독 브리핑이었다. 복지부는 지난 3일 "8일부터 (위기대응자문위) 단독 브리핑이 추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관련 정부 브리핑은 매주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번갈아 2차례씩 모두 4차례 열렸는데, '위기대응자문위 브리핑'을 추가해 '주 5일 브리핑' 체제를 갖춘 것이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위기대응자문위 브리핑에선 정 위원장이 직접 나서 전주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코로나19와 방역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청장이 '방역의 얼굴'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백경란 현 질병관리청장이 임명된 지난 5월까지 정 전 청장은 매번 차분하고 정돈된 어투로 브리핑에 나섰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유행 상황이 악화될 땐 공식석상에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간 정부의 방역정책이 지난해 12월 델타 변이 유행 당시 병상 관리 실패, 올해 초 오미크론 유행 시기 요양병원 사망자 급증 등 실책에도 불구하고 기본 신뢰감을 유지했던 건 'K방역의 영웅'으로 통했던 정 청장의 헌신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진단이 적잖았다.

이날 자문위 브리핑에서부터 원로 감염병 전문가인 정 위원장을 내세운 건 '정은경 대체인물'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정 위원장은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2016~2017년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을 지낸 감염병 전문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정 위원장을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에 임명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전문가 의견이 방역정책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중대본 내 역할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이날 현 방역정책 체계와 한계, 시민들이 우려하는 지점 등을 솔직하고 쉽게 설명하는 화법으로 주목을 끌었다. 코로나19 검사와 진료,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진료센터'를 검색해 찾아가는 게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코로나라는 검색어만 쳐도 자기가 원하는 지역 어디에 원스톱진료센터가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다. 이걸 몰라서 못가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먹는 치료제 처방에 대해선 "의사 선생님들은 약 처방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저도 그 약을 한 번 먹었지만 크게 부작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고위험군이 철저히 보호된다면 코로나 팬데믹을 궁극적으로 엔데믹이나 독감 수준으로 낮추는 시기가 그렇게 멀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그간 정부 차원에서 조심하며 사용하지 않던 표현을 자문위원으로서 막힘없이 구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소통 방식의 변화가 현 정부의 방역정책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3일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의 '코로나19 정기 인식조사'를 보면 '대통령과 정부가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로 한국리서치가 2020년 2월부터 같은 조사를 해온 이래 가장 낮았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5292명으로 1주 전(1일·4만4689명)보다 1.24배 많다. 확진자 증가폭은 줄었지만 위중증 환자는 계속 300명대를 유지 중이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324명, 사망자는 29명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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