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10 13:48

"차기 공천 노리고 이 의원 쪽 줄 선 의원들 최소한 100명 넘어"

지난 7일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자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지난 7일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자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의 기류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흐르면서 민주당이 그야말로 '이재명 당'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의원들 스스로 '신(新)이재명계'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당의 기울기가 이재명 의원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른바 이 의원 쪽에 줄 선 의원들이 최소한 100명은 넘는 것 같다"며 "이번에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의원들이 알아서 줄선 결과가 아니겠느냐. 차기 총선에서의 공천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은 당대표가 하는 것이다 보니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이재명 의원 쪽으로 붙는 의원들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의원들의 지상 최대의 목표가 안정적으로 공천받아 재선되는 것이라는 걸 잘 아시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우선 당대표 후보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부터 1강은 이재명 의원이었고 2약은 박용진·강훈식 의원의 구도였지만 지금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이 굳혀지는 양성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실상 범이재명계로도 분류되는 강훈식 의원이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과 '단일화'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단일화를 한다 해도 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현재의 예측대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지금 너무 심하게 나가면 이른바 '미운털'이 박혀 나중에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고난을 겪게될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고위원 선거도 이른바 친명계 의원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뚜렷한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이 최고위원 1, 2차 지역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고 박찬대 의원이 12.93%로 3위, 장경태 의원이 10.92%로 4위, 서영교 의원이 8.97%로 5위를 기록했다.

5등 내 유일한 '비명'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이다. 그는 22.24%를 얻어 비명계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2위를 했지만 그 역시 반명계는 아니고 사실상 친명계로 분류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친문계' 의원이다.

확실한 비명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 의원 등은 1, 2차 투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제 사실상 이재명 의원의 민주당 장악은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전당대회 이후 현재의 예측대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당의 지도부로 대거 입성할 경우 이 의원이 대선 기간 내내 언급했던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되는 셈이다. 

다만, 이때부터 비명계나 반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인사들의 동향이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선 대체적으로 이런 세력들이 당내에서 고사(枯死)될 것으로 보지만,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구심점을 갖게될 경우 분당(分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이재명 의원과 연루된 여러 범죄 의혹에 따른 기소 여부도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러가지 정황상 민주당은 8월 중순이후 9월까지 파동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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