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8.12 16:42

지속가능 성장에 집중…동국제강, 8416억 가치로 처분해 1조 규모 지급보증 해소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보유했던 브라질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제철소가 전 세계 2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게 매각된다.

동국제강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브라질 CSP제철소 보유 지분 30% 전량을 아르셀로미탈에 6억4620만달러(약 8416억원)에 매각하는 안을 의결했다. 포스코, 발레(Vale) 등, 동국제강을 제외한 CSP 제철소의 나머지 주주들도 보유 지분 모두를 아르셀로미탈에 매도한다.

총 매각 금액은 21억5400만달러(약 2조8056억원)에 달한다.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뻬셍산업단지에 위치한 CSP제철소는 동국제강(30%)과 포스코(20%), 발레(50%)가 합작해 2012년에 착공했다. 연산 300만톤급 고로 1기가 설치되어 2016년부터 생산에 돌입했으며, 지난해 매출 22억4200만달러(약 2조9213억원), 영업이익 6억1000만달러(약 7948억원)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주주 3사의 매각 대금은 모두 CSP의 신주인수대금으로 납입되어 채무 변제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CSP에 대한 지급보증 1조원가량(약 7억8000만달러)을 모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장세욱 부회장은 매각과 관련해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CSP제철소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기업 신용도가 높아질 토대를 마련했다. 향후 친환경 시대를 선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미래 성장 전략 수립 차원에서 글로벌 투자 전략을 점검하며, 브라질 CSP제철소의 고로 추가 투자, 하공정(열연·후판 등) 투자 등 성장 방안 등을 다양하게 검토해왔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해외 투자 대신 리스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특히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의 성장을 위해 수년 내 추가적인 고로와 하공정 투자를 진행해야 하지만, 추가 투자는 동국제강에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동국제강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CSP제철소 기획 당시 후판 위주에서, 현재 봉형강 및 냉연으로 구조 전환되면서, 동국제강과 CSP의 시너지가 약해진 점도 이번 결정에 작용한 요소다. 최대 주주인 브라질 발레 등이 CSP제철소를 비핵심 전략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고, 헤알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약세인 점까지 고려했다.

이번 브라질 CSP제철소 지분 매각으로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에 대한 경영 불확실성, 차입금 지급 보증, 추가 투자 부담, 헤알화 환리스크 등 모든 부담을 완전히 해소한다. 이에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 7월 중국법인(DKSC)과 연합물류 유한공사 지분 90%를 400억원의 차입금 지급 보증 포함 970억원의 기업가치로 매각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제철소 지분 매각과 중국 DKSC 지분 정리 등으로 향후 신용등급 상향의 조건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CSP를 인수하는 아르셀로미탈은 60여개 국가에 지점을 두고 있는 연산 6910만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2위의 글로벌 철강사다. 락시미 미탈 회장이 2006년 당시 세계 1, 2위 철강사였던 아르셀로그룹과 미탈그룹을 합병해 탄생했다. 아르셀로미탈은 2021년 매출 766억달러, EBIDTA 194억달러, 순이익 150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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