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12 18:43

자인테크놀로지와 'IoT 기반 하수관망 복합 수질 및 수량계측 시스템 개발 사업' 추진
신민철 "하수도 유지관리 물론 위기재난상황 대응 위한 '현장긴급 경보 시스템' 활용 가능"

초음파 하수관로 유량계(왼쪽), 세종시 현장에 설치된 하수관로 유량모니터링 시스템(오른쪽). (사진제공=자인테크놀로지)
초음파 하수관로 유량계(왼쪽), 세종시 현장에 설치된 하수관로 유량모니터링 시스템(오른쪽). (사진제공=자인테크놀로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8일부터 시작된 8월 장마는 가히 '기록적인 집중호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8월에는 잘 발생하지 않았던 집중호우가 내습하는 등 이제 이상기후는 일상화 되어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와 도시홍수에 대한 대응과 예측을 위한 혁신 기술을 선보인 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강소기업인 자인테크로놀로지가 개발, 운영 중인 사물인터넷 기반 '초음파 하수관로 유량 모니터링 시스템'이 그것이다.

신민철 자인테크놀로지 사장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록적'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양과 속도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번 서울 강남과 일부지역의 침수사태는 그 양도 문제였지만 더욱 중요한 요소는 속도였다"고 지적했다.

신 사장은 이어 "대부분의 도시홍수는 하수 혹은 배수 관로가 통과시킬 수 있는 물의 양과 속도보다 많은 빗물이 관로로 쏟아져 들어와서 생긴 것"이라며 "이 빗물은 관로를 통해 빠져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관로를 통해 치고 올라와서 결국 도로와 건물을 침수시켰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도시의 하수 혹은 배수 관로를 설계할 때 그 지역의 강우패턴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지표가 '확률강우강도'이다. '30년 빈도 강우' 혹은 '100년 빈도 강우'는 30년 혹은 100년에 한번 올 정도로 강한 비의 강도를 의미한다"며 "공공 인프라를 설계하면서 지역의 기복과 크기, 그 지역의 역사적 강우패턴, 재정적 상황 등을 고려하게 된다. 국가적 차원의 가이드라인도 있고, 또 지자체별 설계 기준도 정해져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물론 재정적 역량이 충분하다면 지표 연수를 연장할수록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다설계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런 딜레머는 자연재해가 확률적 현상이라는 사실과 미래의 안전은 비용의 함수라는 두가지 요소가 대립하면서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 모든 도시의 하수 및 배수 관로의 설계와 운영, 유지관리는 이러한 지표에 따라 설계, 건설, 유지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절차와 방법이 제대로 지켜졌다는 전제에서 '기록적 폭우'를 막아내기(방재)에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며칠 전에 겪었던 것과 같은 재난은 기후위기로 인해 앞으로 점점 더 일상에 가까운 일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재난은 서울시 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재난의 예방은 확률적 자연현상과 비용이라는 지표로 어느 정도의 방재를 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이에 따라 그 규모와 방식이 결정된다. 하지만, 확률과 비용을 넘어서는 재난에는 효과적인 대응과 선제적인 대피가 있을 뿐"이라고 역설했다.

전국 특광역시 10개소에 설치된 모니터링 지점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는 하수 및 배수관로 유량 데이터(왼쪽). 세종시 대평동 지점의 실시간 유량 데이터(오른쪽). (사진제공=자인테크놀로지)
전국 특광역시 10개소에 설치된 모니터링 지점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는 하수 및 배수관로 유량 데이터(왼쪽). 세종시 대평동 지점의 실시간 유량 데이터(오른쪽). (사진제공=자인테크놀로지)

환경부를 포함한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은 대부분 가이드라인에 따라 재난예방시설을 설계하고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총 135곳의 지자체를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의 침수예방을 위해 1조 3106억원의 국고를 투입했다. 물론 이러한 사업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올 10월에도 관리대상 지자체가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방의 한계도 명확한만큼 재난에 대응하는 체계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대응과 대피를 최대한 선제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임박한 기상 위기가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재난이나 재앙이란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가장 이른 시간에 정보를 제공하고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데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침수 정도를 예측하고 판단하는 기반이 과거에 측정된 강우 데이터라는 점이다. 이는 지난 6월 30일 환경부 보도자료인 '침수피해 없는 안전한 도시 조성...지자체 대상 수요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결국,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가능성과 현장여건 변화에 따른 재해가능성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같은 약점을 인식, 환경부는 기업과의 기술개발과제를 통해 실시간 하수 및 배수 유량 모니터링과 이를 기반으로 한 대응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수도혁신기술 개발사업 과제 가운데 하나인 '사물인터넷 기반 하수관망 복합 수질 및 수량계측 시스템 개발 사업'(2020년~2022년)도 그런 맥락의 대비책이다. 자인테크놀로지도 이 환경부와 함께하는 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하수 및 배수관로 유량 모니터링은 야간 최소유량 조건과 강우시 폭발적인 유량 조건을 모두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으로 평가된다. 

신 사장은 "자인테크놀로지는 독창적인 초음파 기술과 혁신적인 디자인의 하수관로 유량 측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전국 특·광역시 10개소에서 현장 실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수 및 배수관로의 유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된 데이터를 사물인터넷 망을 이용해서 서버로 송신하면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모바일을 통해 현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니터링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로 내로 유입되는 침입수와 유입수의 양을 판단할 수 있다"며 "유량 증가 속도와 관로의 통수능력을 비교하면 해당 지역의 침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경보를 발령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 세종시 대평동의 수위, 유량, 유속 데이터(위)를 보면, 8월11일 새벽5시경부터 강우가 시작돼 관로내로 빗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오전 7:40 하수관로가 가득찰 만큼의 강우가 관로내로 유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속과 수위 변화의 패턴으로부터 관로의 통수능이 얼마나 유지될지 예측해볼 수 있다(오른쪽). (사진제공=자인테크놀로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 세종시 대평동의 수위, 유량, 유속 데이터(위)를 보면, 8월11일 새벽5시경부터 강우가 시작돼 관로내로 빗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오전 7:40 하수관로가 가득찰 만큼의 강우가 관로내로 유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속과 수위 변화의 패턴으로부터 관로의 통수능이 얼마나 유지될지 예측해볼 수 있다(오른쪽). (사진제공=자인테크놀로지)

신 사장은 "자인테크놀로지의 '초음파 하수관로 유량 모니터링 시스템'은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의 도시문제해결 솔루션 공유 플랫폼(Development Asia)에 등재됐다"며 "지난 해에는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시에서 개최된 '워터텍챌린지(Water Tech Challeng) 대회'에 참여해 결선에 오르기도 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 이 과제는 마지막 3차년도 개발 단계로 하수관망용 사물인터넷 기반 허브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말에 사업이 완료되면 하수 및 배수 인프라의 설계 및 유지관리는 물론 기존 방재 수준을 넘어서는 위기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현장 긴급 경보 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한 기습집중호우와 도시홍수를 제어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또 "제대로 측정할 수 있다면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저희 시스템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은 물론, 국민들의 안전한 생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모아서 보다 안전한 나라, 보다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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