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8.20 07:45

한덕수 총리 "올해 성장률 약 2.3% 예상"…정부 전망치, 두 달 만에 0.2%p 뒷걸음질

(이미지제공=픽사베이)
(이미지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임박했다. 한은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7월에도 6%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진 가운데 한미간 금리가 상단에서 0.25%포인트 역전된 상태인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유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상 폭은 지난 7월의 0.50%포인트가 아닌 보편적인 0.25%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급격히 인상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0.50%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까지 0.25%포인트씩 오른 뒤 7월에는 0.50%포인트 상승, 현재 2.25%를 기록 중이다. 이번에도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4월과 5월, 7월, 8월까지 연속된 4차례의 회의에서 사상 최초로 모두 금리가 오르게 된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예고된 상황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속 확산되고 물가와 임금간 상호작용이 강화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제 전반과 취약계층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적인 정책대응 시기와 폭은 제반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판단하겠지만 현재로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7월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 7월에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지만 당시 이를 '예외적'이라고 지칭했고 이후에는 0.25%포인트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 에너지 물가가 다소 안정된 점을 고려하면 당시 가이던스에서 크게 변화할 환경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물가의 정점을 확인하지 못했고 추석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압력도 존재하는 만큼 금리 인상 명분은 여전히 살아있다. 물가 정점이 10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사상 최고인 4.7%까지 뛰어올랐던 만큼 한은은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계속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흐름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금리를 결정하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과 11월, 12월 세 차례 남아있다. 이번에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일단 미 연준 금리(2.25~2.50%)와 상단에서 같아진다.

다만 9월 FOMC에서 금리가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시장은 0.50%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한은 금통위는 9월에 열리지 않는다. 이번 달을 제외하면 10월과 11월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이에 한미 금리 역전은 9월에 다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의 연말 한은 기대금리가 2.75~3.00%인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금리 역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도 한미 금리 역전보다는 물가가 더 중요하는 입장이다. 물가 안정이나 금리 역전 모두 한은의 금리인상 명분인 만큼 8월 인상은 확실시된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부산항.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4.5%로 제시 중인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때마다 물가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2022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2.0%로 시작해 2월 3.1%로 높아진 뒤 5월에는 4.5%까지 올랐다. 이번에는 5%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연간 5%대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 물가를 설명하면서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것 같다"며 언급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연간 5%대 상승률에 대해 "1~2개월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으나 9~10월까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서서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는 만큼 연간 5% 돌파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은 새로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내놓는다. 5월에 제시한 성장률인 2.7%보다 낮출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와 물가 상승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가 겹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성장률 하향은 예고된 상태다. 이 총재도 "앞으로의 성장 흐름은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에 따른 수출 둔화로 지난 5월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경제가 1분기 0.6%, 2분기 0.7% 성장함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매분기마다 0.3%씩 증가하면 올해 2.7%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로 인해 하반기 0%대 성장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성장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도 석 달 째 '경기둔화 우려'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에 대해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기조, 미국·중국의 성장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판단 아래 정부는 지난 6월 2.5%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관련 눈높이를 낮췄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약 2.3%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2.3%는 IMF가 지난 7월 내놓은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은과 정부간 전망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도 이번에 2.3% 내외의 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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