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8.22 13:29

이민구 깨시연 대표 "투표율 20% 미만이면 당원의 16%만 이재명 선택했다는 의미"

지난 21일 전남 강진에 위치한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전남 합동연설회에 이재명(왼쪽 세 번째)후보·박용진(왼쪽 네 번째) 당대표 후보들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지난 21일 전남 강진에 위치한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전남 합동연설회에 이재명(왼쪽 세 번째)후보·박용진(왼쪽 네 번째) 당대표 후보들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불렸던 호남에서조차 민주당 지지율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당대회는 당 지도부를 뽑는 최대 행사임에도 호남 권리당원의 투표 참여율이 저조했고 이른바 컨벤션 효과도 미미하다고 평가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흥행면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순회 전당대회는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이 끝났고 오는 27일 서울·경기 경선과 2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최종 선출식만을 남겨놓고 있다.

21일까지의 경선 결과 당 대표 투표는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78.35%(20만4569표)로 21.65%(5만6521표)의 박용진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최고위원 투표에서는 정청래 26.40%, 고민정 23.39%의 양강 구도 속에서 그 뒤를 서영교 10.84%, 장경태 10.84%, 박찬대 9.47% 후보가 이으면서 당선권 안에 들었다. 반면, 송갑석 9.09%, 윤영찬 6.63%, 고영인 3.34% 후보는 당선권 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양상이다. 

호남지역 권리당원 선거인단 수는 전남이 17만1321명, 전북 15만7572명, 광주 9만2154명으로 총 42만1047명에 달한다. 약 117만9000명에 달하는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에서도 3분의 1을 넘는 규모다. 따라서, 호남권에서 판도 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선 서울·경기에서의 막판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갤럽의 정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순회 경선 직전인 8월 2~4일 조사한 정당지지도 조사(8월 첫째주)에서 광주·전라의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63%였다.

하지만 지난 16~18일(8월 셋째주) 조사에서는 광주·전라지역 민주당 지지도는 55%로 2주 전보다 8%p 떨어졌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과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지지층 결집력과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며 컨벤션 효과를 적잖게 누려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선 민주당의 핵심당원인 권리당원 온라인투표가 상당히 저조했다. 권리당원의 호남지역 투표율은 광주 18.18%, 전남 16.76%, 전북 17.20%로, 앞서 진행된 전국 15개 광역시·도 가운데서도 최저 수준이다.

앞서 경선을 치른 지역의 온라인투표율은 대구 43.38%, 경북 42.35%, 부산 35.55%, 세종 33.19%, 울산 27.72%, 경남 26.53%, 인천 25.86%, 강원 22.64%, 충북 21.56%, 대전 21.45%, 충남 19.68%, 제주 17.80% 등의 순이었다.

또한 온라인과 ARS를 합한 권리당원 최종 투표율은 광주 34.18%, 전남 37.52%, 전북 34.07%를 기록해 호남 지역 투표율은 총 35.49%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전국 평균 투표율 36.44%보다 낮은 수치다.

컨벤션 효과가 거의 실종된 모습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대회는 '어재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이 되면서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좀더 다른 시각의 진단도 있다.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깨시연)의 이민구 대표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 이런 적이 없었다"며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모인 사람들을 보니 그야말로 이재명의 극렬지지자인 개딸들(개혁의 딸들의 준말)과 취재 나온 기자들 몇명 밖에 안 보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에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합동연설회를 했을때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여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며 "이번에는 사람들이 몇명이 모였는지 금방 셀 수 있는 정도 아니냐. 이재명처럼 범죄 혐의가 뚜렷한 자가 민주당을 접수하려 하니 사람들이 외면한 결과다. 아예 너희 마음대로 하라며 투표하기를 포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재명의 누적 득표율이 78%를 넘느니 어쩌니 하지만 80%라고 쳐줘도 투표율이 20% 미만이라면 고작 16%의 당원들만 이재명을 선택했고 나머지 84%의 절대 다수의 당원들은 이재명이 되건 말건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얘기 아니냐"며 "결국, 너희들 맘대로 북치고 장구치고 너희들 멋대로 하라는 민주당원들의 '외면하는 심리'로 봐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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